<고운석> 청강의 세상이야기

'배꼽아래의 일’의 제각각 品格


입력시간 : 2015. 08.19. 00:00


코피가 나도록 ‘거시기’가 고달파도 말못한 세상에서 이젠 거시기 임금 협상도 할까? “나, ‘거시기’는 다음과 같은 사유로 급료 인상을 요청하는 바임. ▲육체적인 고달픈 노동을 한다 ▲음습하고 깊은 곳에서 일을 한다 ▲모든 작업은 머리부터 처박고 시작해야 한다 ▲주말이나 공휴일도 쉬는 날이 없다 ▲냄새가 풍기는 축축한 환경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 ▲환기도 되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 ▲항상 열기가 가득한 고온에서 작업한다 ▲언제나 각종 위험한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

이에 대한 고용주의 답변. “귀하의 처우 개선 요청을 받고 각종 주장을 심사숙고한 결과, 유감스럽게도 다음과 같은 사유로 귀하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알려드림. ▲귀하는 항상 1일 8시간 근무지침을 이행치 않고 ▲잠시 활동하고 나서 곧 잠들어버리며 ▲항상 근무지침을 어기며 ▲지정된 작업장을 지키지 않고 다른 작업장으로 옮겨다니는 것이 자주 목격되며 ▲작업에 임함에 있어 자발적이지 못하고 작업 개시까지 항상 강압과 자극이 필요하며 ▲작업을 마치곤 작업장 주위를 정돈치 않아 불결하게 남겨놓고 ▲안전수칙을 이행치 않아 보호용구를 사용치 않으며 ▲65세 정년 이전에 은퇴해버리며 ▲연이은 두 번째 작업에 몰입할 수 없으며 ▲작업은 단순반복임에도 갈수록 생산성이 떨어지며 ▲해당 작업은 특별한 교육훈련이 필요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임.” 거시기 입장에서 보면 협상이 될 수가 없다.

김삿갓 이야기 하나를 살펴보자.

어느 날 김삿갓은 한 과부의 집에 묵게 되었다. 그녀는 미인이었고 재산도 많아 보였다. 그래, 김삿갓은 그녀를 꼬셔보았지만 좀처럼 넘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그 과부가 아주 재미있는 제안 한 가지를 했다. 그것은 김삿갓이 사흘 밤 사흘 낮을 쉬지 않고 해주면 그녀의 재산 반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김삿갓은 쾌히 승낙을 했다. 단, 김삿갓은 조건을 내걸었다. 자신은 한 번 하고 나면 꼭 소변을 보러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왠지 쑥스러우니까 사흘 동안의 일이 끝날 때까지는 불을 켜지 말자는 것이었다.

과부도 좋다고 했다. 그때부터 사흘동안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김삿갓은 계속 하고 있었고 한번이 끝나면 어김없이 오줌을 누러 나갔다가 돌아왔다. 과부는 행복했다. 김삿갓은 매번 테크닉과 기교를 보여주고 있었다.

사흘째 되던 날, 과부는 왠지 의심스러운 생각이 났다. “김삿갓이 이렇게 세단 말인가?” 과부는 김삿갓이 하고 있는 동안 갑자기 불을 켰다. 그랬더니 그녀의 위에는 낯선 남자가 엎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과부는 방문을 열고 밖을 내다봤다.

김삿갓은 밖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장정들에게 표를 팔고 있었다.

그런데, 소득 2만 달러가 넘는 이 시대에 성매매업소 종사자 대부분이 경제적인 이유로 성매매를 시작했다고 한다. 성을 파는 것은 매춘이다. 그런데도 성관계를 미끼로 부유층 남성과 젊은 여성을 연결해주고 고액의 알선료를 챙기는 ‘스폰서 카페’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에는 경찰 단속을 비웃듯 그 대상을 여대생과 가출 소녀들로까지 넓혀가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여기에 ‘연애인을 알선해주겠다’며 고액의 계약금을 받아 가로채거나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뒤 돈을 주지 않고 달아나는 사기사건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몸을 파는 일이라니 끔찍하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이 있다. 정부가 나서야 할 것 같다.

/고운석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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