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事成語>풍성학려(風聲鶴戾)등 2편 (415회)

◆풍성학려(風聲鶴戾 ◆夏爐冬扇(하로동선)

입력시간 : 2016. 04.04. 00:00


◆풍성학려(風聲鶴戾)=風:바람 풍. 聲:소리 성. 鶴:학 학. 戾:학울 려.

바람 소리와 울음소리란 뜻으로, 겁을 먹은 사람이 하찮은 일이나 작은 소리에도 몹시 놀람의 비유.

동진(東晉:317∼420)의 9대 효무제(孝武帝) 때인 태원(太元) 8년(383)의 일이다. 오호 십육국(五胡十六國) 중 전진(前秦)의 3대 임금인 부견( 堅:338∼385)이 100만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오자, 효무제는 재상 사안(謝安)의 동생인 정토대도독(征討大都督) 사석(謝石)과 조카인 전봉도독(前鋒都督) 사현(謝玄)에게 8만의 군사를 주고 나가 싸우게 했다. 우선 참모인 유로지(劉 之)가 5000의 군사로 적의 선봉을 격파하여 서전을 장식했다.

이 때 중군을 이끌고 비수( 水) 강변에 진을 치고 있던 부견은 휘하 제장(諸將)에게 이렇게 명했다.

"전군을 약간 후퇴시켰다가 적이 강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돌아서서 반격하라."

그러나 이는 부견의 오산이었다. 일단 후퇴 길에 오른 전진군(前秦軍)은 반격은커녕 멈춰 설 수도 없었다. 무사히 강을 건넌 동진군은 사정없이 전진군을 들이쳤다. 대혼란에 빠진 전진군은 서로 밟고 밟혀 죽는 군사가 들을 덮고 강을 메웠다. 겨우 목숨을 건진 군사들은 겁을 먹은 나머지 '바람 소리와 학의 울음[風聲鶴]' 소리만 들어도 동진의 추격군이 온 줄 알고 도망가기 바빴다고 한다.

[주] 부견 : 전진(前秦)의 3대 임금. 이름은 문옥(文玉), 자는 영고(永固). 시호(諡號)는 세조(世祖). 저족( 族) 출신. 2대 임금을 시해하고 즉위한 후 농경(農耕)을 장려하고 법제(法制)를 정비 확립하는 등 내치(內治)에 힘씀. 376년 화북(華北:황하 중 하류 지방)을 평정하고 전진의 최성기(最盛期)를 이루었음. 국력이 신장되자 천하 통일의 야망을 품고 383년 동진을 쳤으나 비수의 싸움에서 대패함. 나라가 분열된 가운데 385년 스스로 목숨을 끊음. (338∼385, 재위 357∼385).

[출전]《晉書》《謝玄載記》

◆夏爐冬扇(하로동선)= 夏:여름 하, 爐:화로 로, 冬:겨울 동, 扇:부채 선

여름의 화로와 겨울의 부채. 곧 격이나 철에 맞지 않거나 쓸데 없는 사물을 비유하는 말

후한 시대의 학자 왕충(王充)이 쓴 논형(論衡)에 이런 대목이 보인다.

作無益之能 納無補之說(작무익지능 남무보지설)

獨如以夏進爐 以冬奏扇 亦徒耳(독여이하진로 이동주선 역도이)

"쓸모 없는 재능을 내세우고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 의견을 내놓는 것은 여름에 화로를 권하고 겨울에 부채를 내미는 것과 같다"

겨울의 화로와 여름의 부채는 유용하고 환영 받는 물건이지만 겨울의 부채와 여름의 화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무용지물인 것 같다. 그러나 여름의 화로라 하더라도 그것으로 젖은 것을 말릴 수도 있으며 겨울의 부채라 하더라도 그것을 부침으로써 꺼져가는 불을 살려서 활활 타게 할 수도 있다.

좀 더 비약하면 아무 쓸모 없이 보이는 것이 때로는 어느 것보다 더 유용하게 쓰이는 이른바 장자의 '쓸모없는 것의 쓸모 있음(無用之用)'의 철학에도 생각이 미친다. 장자는 '사람들은 모두 有用의 쓰임을 알지만 無用의 쓰임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버린 돌이 주춧돌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못쓰겠다고 단념하고 내버린 것이 나중에 重用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범속한 인간들의 눈에 무용으로 보이는 것이 도리어 大用으로 쓰일 수도 있다.

[주]왕충 : 후한의 학자. 자는 중임(仲任). 독창성에 넘치는 자유주의적 사상을 지녔으며 선비적 사상이나 속된 신앙, 유교적인 권위를 비판했음. 《論衡》85편 30권을 저술.

[출전]《論衡》<逢遇篇>

출처//http://peerhs.com.ne.kr/gosa/go1.html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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