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시간 : 2006. 08.0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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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연일 헤즈볼라의 거점으로 추정되는 레바논 도시들을 무차별 공습하고 있다. 하지만 헤즈볼라의 로켓포 공격은 줄기는 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으며 지상군의 인명 피해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67년 3차 중동전 땐 불과 6일 만에, 73년 4차 중동전에선 3주 만에 승리한 적이 있다. 헤즈볼라가 당초 예상과 달리 이처럼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수정예' 헤즈볼라의 만만치 않은 무장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격렬히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군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헤즈볼라의 대탱크 미사일이다. 8일까지 사망한 이스라엘군 병사는 모두 60여명인데 이중 절반이 대탱크 미사일 공격으로 숨졌다.
8일자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은 이스라엘 군 간부의 말을 인용해 헤즈볼라가 레이저 유도기능이 장착된 러시아제 메티스 미사일과, 역시 러시아제 RPG29 로켓포를 시리아로부터 들여와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메르카바 탱크를 효과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르카바 탱크는 승무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이스라엘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첨단 탱크지만 험한 지형에서 운반이 용이한 메티스 미사일과 RPG 로켓포에 맥을 못추고 있다는 것.
또 다른 대탱크 미사일은 메티스 보다 성능이 좀 떨어지는 사거 미사일. 헤즈볼라는 이 미사일로 원거리 공격을 감행, 이스라엘 군이 한 건물에 오래 머물 수 없게 만들고 있다.
헤즈볼라는 개전 이래 이미 3000개의 로켓포를 발사하고서도 현재 매일 100~200개의 로켓포를 이스라엘에 날려 보내고 있다.
레바논 전장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병사들은 헤즈볼라 대원들이 방탄복, 야간투시경, 고급통신장비로 무장하고 있다며 하마스나 팔레스타인과는 비교가 안된다고 혀를 내두르고 있다.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헤즈볼라의 병력은 잘 훈련된 핵심 병력 2000-4000명에 예비 병력 5000명 정도이다.
"이전의 실수 되풀이 안한다"... '베트콩식' 게릴라 전술
이스라엘군을 괴롭히는 또 하나는 헤즈볼라의 베트콩식 게릴라 전술. 헤즈볼라는 민간인 밀집 지역의 지하터널을 이용해 이동하다가 갑자기 나타나 견착식 대탱크미사일을 쏘고 사라지는 전술을 애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월등한 화력 앞에 무참히 당했던 과거 아랍 군과 민병대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헤즈볼라는 2000년 이스라엘이 철수한 뒤 지하터널과 동굴을 파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곳에 무기를 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쿠페르와세르 준장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적군의 장비와 전술은 알겠는데 그 많은 터널의 위치를 모두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헤즈볼라는 보급이 손쉬운 레바논 깊숙이 이스라엘 지상군을 끌어들이려 하지만, 이러한 상황 때문에 이스라엘군이 더 북진하는 것을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 IHT >는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헤즈볼라가 이 같은 전력과 전술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로 이란과 시리아의 전폭적인 지원을 꼽는다.
지난 82년 헤즈볼라를 창설하다 시피 했던 이란과 레바논에 대한 영향력을 넓히려는 시리아가 미사일과 대탱크 무기를 경쟁적으로 지원했고, 군인이 직접 파견돼 헤즈볼라에게 미사일 발사법과 탱크공격술, 폭약관리, 이스라엘의 공중 정찰을 피해는 법 등을 전수해줬다.
침공 4주째, 레바논 인명피해 1000명 넘어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이 4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레바논 국민의 인명피해가 10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은 8일 레바논 남부 마을 가지예를 공습해 14명을 숨지게 했다. 이날 공습은 전날 공습으로 인해 사망한 15명에 대한 장례식 직후 일어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공습 이전에 주민들에게 떠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측은 헤즈볼라와의 교전 중에 4명의 병사가 사망했다. 이로써 이스라엘의 인명피해는 101명으로 늘어났다. 헤즈볼라는 이날도 이스라엘 북부지역에 수십 발의 로켓포를 쏘았으나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결의안 채택을 위해 며칠째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지만, 각국간의 입장차가 커 난항을 겪고 있다.
프랑스와 미국이 합의한 결의안 초안에 이스라엘의 즉각 철수 조항이 빠진 것으로 알려지자 레바논 정부는 이를 거부했으며 대신 레바논 남부지역에 1만5000명의 병력을 파견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외교적인 해결책이 조만간 나오지 않으면 군사 공격을 강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윤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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