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구 칼럼]사람은 짐을 짊어지고 산다


입력시간 : 2019. 07.12. 00:00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저마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다가 저 세상으로 간다. 아무리 행복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것만은 사실이다. 기쁨과 즐거움의 햇살이 비치는가 하면, 곧 바로 없어지고 무거운 짐이 항상 우리 곁을 억누르고 있다.

인생은 그 자체가 짐을 짊어지고 산다. 가난하게 살아도 무거운 짐이요, 돈이 많은 부자라고 해도, 그 돈으로 인한 무거운 짐을 지고 사는 것이다. 질병도 짐이고, 책임을 갖는 것도 짐이요, 권한을 잡는 것도 짐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헤어지는 것도 짐이요, 미워하는 것도 짐이다. 살면서 부닥치는 일 중에서 짐 아닌 게 하나도 없다.

이럴 바엔 짐을 기꺼이 지고 가는 것이 옳다. 다리가 휘청거리고 숨이 가뿔 지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짐이라면 지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언젠가 짐을 풀 때가 되면 짐의 무게만큼 보람과 행복을 얻게 되는 것이다.

아프리카 어느 원주민들은 강을 건널 때 큰 돌덩어리를 지고 건넌다고 한다. 급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1488년 표해록을 지은 금남 최부(崔溥)선생이 제주에서 베를 타고 육지로 오다 풍랑을 당하여 14일간 떠내려가다 중국 태주부 임해현에 도착하였다.

최부선생은 일행은 배를 타면서 돌을 많이 싣고 출발하자고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만일 그 때 배에 무거운 돌을 싣지 않고 떠났다면, 그 때 그는 육지에 오르지 못하고 익사(溺死)하였을 것이다. 그는 귀국하여 중국 3대 기행문인 표해록(漂海錄)을 남겼다.

무거운 짐이 자신을 살린다는 깨우친 것들이다. 헛바퀴가 도는 차에는 일부러 짐을 싣기도 한다. 등산할 때 짐이 조금 있으면 허전하지 않다. 그러고 보면 짐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짐은 자신에게 선물이고, 스승이고, 조련사(調練師)가 된다. 그러면 우리는 짐을 피할 필요는 없다. 손쉽게 들거나 주머니에 넣을 수 있다면 그것은 짐이 아니다. 그래서 짐을 지고 가는 것인가 보다.

/강원구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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