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농가 '이중고' 국산 대신 "미국産 돼지고기 씁니다" 입력시간 : 2019. 10.26. 16:23
서울 시내 한 구내식당에 붙어 있는 '미국산 돼지고기를 사용한다'는 안내문. [손해용 기자] 이처럼 국산 돼지고기 수요가 줄면서 돼지고기 가격의 하락세가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꺼림칙함에 소비를 줄이는 반면, 돼지고기 공급은 늘어난 영향이다. 26일 축산물품질평가원 따르면 전국 도매시장에서 돼지고기(탕박 기준)는 24일 기준으로 1㎏당 3155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6일 ASF 발병이 확진된 이후 18일 6201원까지 올랐던 가격이 절반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이는 지난 1~8월 평균가격(4232원)보다도 25% 이상 낮다. 자료: 축산물품질평가원 도매가격만큼은 아니지만 소비자 가격도 내림세다. 24일 대형마트·전통시장 등 유통시장에서의 소비자가격은 1㎏당 1만7720원으로 지난달 18일(2만442원)에 비해 13.3% 하락했다. 이는 ASF 발병 이후 소비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 한 대형마트의 경우 지난 1~18일 돼지고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감소한 반면, 대체품인 수입 소고기와 닭고기는 각각 22%, 12% 증가했다. 반면 공급은 늘었다. 방역 당국의 이동금지 명령을 우려하는 양돈 농가들이 돼지고기를 대량으로 경매시장에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ASF 확산을 막기 위해 특정 지역 돼지를 대규모로 도축하는 것도 돼지고기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양돈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ASF가 확진 판정이 난지 한 달이 지났지만 확산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데다, 가격까지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으면서다. 이기홍 대한한돈협회 부회장은 “적어도 ㎏당 3800원은 나와야 축산농가들이 적자를 피하는데, 최근 일부 경매에서는 ㎏당 2800원까지 떨어졌다”며 “‘경매장에 돼지를 주으러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격이 급락해 양돈농가들이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ASF는 사람에게 병을 옮기는 인수공통 전염병이 아닌데도, 계속 이슈가 되다 보니 막연한 불안감을 갖는 소비자가 생기고 있다”며 “정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인체에 무해함을 알리고, 피해 농가 지원에 나섰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주요 백화점·대형할인마트 등은 양돈업계에 힘을 보태기 위해 소비 촉진을 위한 각종 행사를 진행하거나 준비 중이다.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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