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


입력시간 : 2024. 07.16. 17:58


섬은 바다에 떠있는 존재만으로 규정짓기엔 훨씬 다원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다. 섬은 친환경적인 해양생태계를 지니고, 독특한 문화유산이 전해지는 곳이다. 생물다양성 등 미래 산업자원의 가치도 높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인 여수 백도는 170여 종의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신안 홍도는 200여 종의 식물과 27종의 동물, 청정해역엔 수산자원이 가득하다.

섬은 꿈꾸는 장소라 할 만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졌다. 섬이 가진 문화유산 스펙트럼도 넓다. 활발한 레저‧관광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경제를 발전시키는 모습은 다른 국가에 강한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섬 국가가 발전하면 세계에서 모범사례가 된다. 섬의 밝은 면이다.

반면에 섬은 지구온난화로 심각한 기후변화, 해양쓰레기 등 환경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수면 상승, 침강, 빈곤 등 환경과 경제·사회적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1100만 명이 사는 자바섬의 자카르타는 1년에 8㎝씩 가라앉고 있다. 인도양 몰디브 제도는 침식과 해수면 상승을 겪는다. 태평양 키리바시는 원양어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면서도 침강에 직면하여 피지 바누아레부섬 일부를 매입하여 2000여 명을 이주시켰다. 해수면 상승을 겪는 마셜제도 원주민 일부는 미국으로, 몰디브는 인도나 스리랑카로 이주하고 있다. 인도양 코모로 제도는 태풍과 지진을, 남태평양 바누아투는 환경오염을 겪는다.

섬은 해양수산자원 등 가치와 생태문화, 미래 가치를 함께 끌어낼 수 있는, 꿈꾸는 공간인 동시에 풀어야 할 과제의 장소다. 섬이 바다로 빠져들고, 해양생태계가 위협받는 환경 문제는 단일국가나 지역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다. 섬이 처한 산업 낙후, 교육과 보건 등 사회 문제도 겹친다.

우리는 섬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져야 무한한 미래가치를 도모할 수 있다. 섬 해양생태계 보전과 현명한 이용으로 생물간 상호 작용토록 해줄 때 해양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함께 모여 토의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는 프로세스를 논의하는 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라남도와 여수시는 섬 국가 간 협업을 이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섬이 가진 미래가치를 극대화하는 노력에 앞장서 왔다. 여수세계섬박람회도 기획하고 있다. 섬박람회는 2026년 9월부터 두 달간 섬 이야기를 세계인과 함께 나누고, 섬 국가 간 협력을 도모할 국제행사다. 섬 국가들이 가진 자원과 문화를 인류가 공유하고 체험하고 계승하는 한편, 당면한 어려움은 연대하여 극복해 나가자는 것이다.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우리의 삶은 바다의 섬과 같고, 숲속의 나무와 같다. (중략) 섬들 또한 바다 밑바닥 속에서 함께 기대고 있다.’고 했다. 지구를 5대양 7대륙으로 구분하지만, 실제는 연결되어 있다. 세계섬박람회의 주제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와 상통한다. 해양자원의 보물창고, 치유 공간, 꿈꾸는 장소는 둥둥 떠있는 섬이 아니라 바다 밑바닥에서 함께 기대고 있는 섬이다. 세계 300만 명 이상이 섬박람회를 찾고 그 비전에 공감하면 섬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 것이다.

도심항공교통(드론택시), 에너지자립 주택 등 디지털 기술의 접목은 섬 정주 여건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해수 담수화 과정의 탄소, 농축수 절감 기술이 발전될수록 원활한 물 공급으로 주민과 생활인구는 늘어날 것이다. 우리가 함께 모이면 섬은 분명 행복한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다.

얼마 전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박수관 공동조직위원장이 취임하고 성공결의 대회가 열렸다. 섬이 바다를 향해 가듯 섬박람회 조직위원회는 목표를 향해 담대하고 도도하게 나아갈 것이다. 인류 번영과 지구환경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섬의 비전과 건강한 모델이 제시되고, 섬 생태문화 체험이 다양하게 마련될 국제행사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

/최석남 [전남환경산업진흥원 사무국장]


파인뉴스 기자 470choi@daum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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