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옷 수거함 속에는 쓰레기만 가득
"쓰레기 봉투 값 아까워서?. 차라리 철거하면?"
입력시간 : 2007. 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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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수거함이 등장한 외환위기 당시만 해도 재활용 열기와 맞물리며 동네마다 우후죽순 수십개씩 설치됐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수거함은 일부 양심불량 시민들이 버리고 간 음식물과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화순 모 아파트에 설치된 헌 옷 수거함을 열자 쓰레기가 와르르 쏟아졌다.
재활용 옷가지가 들어있어야 할 수거함에는 스티로폼, 라면 봉지, 플라스틱 옷걸이 등 생활 쓰레기가 들어 있었다.
쓰레기 더미 속에 쓸 만한 옷가지도 눈에 띄었지만 수거하는 사람들은 쓰레기와 옷가지들을 분류하는 데만도 한참이 걸렸다.
다른 도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광주시 아파트 단지 헌 옷 수거함을 취급하는 한 업자는 “화순군 뿐만 아니라 광주시 대 도시 아파트에도 생활쓰레기는 물론 입다 버린 속옷까지 마구잡이로 버리고 있다”며 “쓰레기 봉투 값이 아까워 찾는 쓰레기통이 되어버린 셈”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거함 옆에는 주민들이 내놓은 폐 형광등이나 각종 쓰레기, 대형 폐기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어 작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있었다.
한 수거업체 직원은 “헌옷 수거함이 쓰레기통인 양 마구잡이로 폐품을 내놔 골치”라며 “철거 할 수도 없고, 하루종일 지키고 있을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말했다.
헌 옷 수거함을 관리하는 주체는 장애인협회나 재활용업체 또는 개인사업자들이지만 단순 수거관리 업무만을 맡고 있는 이들로선 쓰레기통이 되어버린 수거함에 대응할 뾰족한 수도 없다.
지자체에서도 관리는커녕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화순군청은 이러한 시설물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새롭게 해줄 필요가 있으며, 불우이웃지원 등 취지를 살리는 것도 좋으나, 문제의 수거함에 관한 신고가 들어오면 차라리 철거를 하는 편이 바람직 할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최재승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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