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잘 나가는 싱글녀 드라마

그러나 총각 설문 51% “결혼 못해”

입력시간 : 2008. 03.15. 00:00


안방극장에 ‘돌싱녀(돌아온 싱글)’들이 잘 나가고 있다.

MBC TV 주말연속극 ‘천하일색 박정금’을 비롯한 여러 드라마에서 이혼이나 사별을 통해 홀로된 여성, 아이까지 키우며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이 멋지고 유능한 총각들 사이에 선망의 대상으로 추앙 받고 있다. 그러나 사회현상의 투영은 아니고 과장된 반영으로 보인다.

◆드라마에서 총각들 애정공세에 흐뭇

'천하일색 박정금’에서 훈남 변호사 한경수(김민종)는 미모의 부잣집 처녀 사공유라(한고은)를 버리고, 애 딸린 강력계 형사 박정금(배종옥)에게 연정을 가진다.

정금은 초등학교 동창인 의사 정용준(손창민)으로부터도 애정 공세를 받고 있다.

SBS TV ‘조강지처클럽’의 화신(오현경)은 바람둥이 남편과 헤어진 뒤 패션회사의 잘 나가는 본부장 구세주(이상우)로부터 사랑을 받고, 커리어우먼으로 변신한다.

최근 시작된 MBC TV 주말극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최진실도 ‘아줌마 신화’를 예고한다. 다른 살림을 차린 남편 탓에 힘겹게 중학생 딸을 키우지만 고교 동창이자 톱 스타 송재빈(정준호)의 등장으로 인생 역전을 준비한다.

이처럼 안방에서 돌싱녀의 사랑과 화려한 재기가 꽃피는 것은 현실을 반영하는 드라마의 특성 때문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 ‘올드미스 다이어리’ 등을 통해 한동안 우리 사회에 증가한 노처녀가 대중문화의 키워드가 됐듯 증가하는 이혼율과 여성 권위의 신장, 이혼한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 인식의 변화가 이 같은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실제 아이 없어야 결혼 가능 35%

하지만 사회적 인식 변화에도 돌싱녀와 초혼남이 결혼으로 이뤄지는 경우는 쉽지 않다.

한 결혼정보회사의 미혼 남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혼 희망자와의 결혼 여부를 묻는 설문에 따르면 ‘아이가 없다면 가능하다’는 응답이 2005년에는 19.6%, 2006년 35.4%, 2007년 34.6%로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 돌싱녀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보여준다.

반면 ‘결혼할 수 없다’는 반응은 2005년 36.4%, 2006년 44.8%, 2007년 50.6%로 전통의 입장은 오히려 늘어 큰 대조를 보인다.

이 관계자는 “돌싱녀에 대한 시각 변화는 트렌드임이 분명하지만, 그들과의 결혼은 여전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이혼은 매우 조심스럽고 드라마틱한 선택이다. 이혼한 여자가 겪게 되는 이후의 삶은 더 팍팍하고 힘겨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극 중 이혼녀의 핑크빛 활약은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들을 대리만족으로 삼는 데서 그칠 뿐 의식구조의 진화는 아니다. 드라마와 현실의 간극은 아직 넓고도 깊다.


최정이 기자 choijungy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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