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교수의 웰빙칼럼-토란
'흙 속의 알' 토란
입력시간 : 2008. 10.23. 00:00확대축소


‘흙 속의 알’이라는 토란(土卵)은 연잎처럼 잎이 퍼졌다하여 토련(土蓮) 이라고도 불리는 버릴 것이 없는 채소이다. 원사지는 인도 동부에서 동남아 열대, 아열대 지역이다.

알뿌리 채소이자 잎줄기채소이다. 감자처럼 뿌리가 따로 있으며 먹는 부위는 줄기가 굵어진 것으로, 번식은 알뿌리로 나누기로 한다. 고려시대 약제 자급을 위해 편찬한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 기록된게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추석 무렵에 많이 나는데 잎과 줄기는 말려두었다가 나물로 먹고, 탕, 산적, 찜, 조림, 구이, 장아찌, 튀김, 엿 등을 해먹는다. 토란의 주성분은 당질과 단백질이며 칼륨이 풍부하고,

다른 감자류에 비해 칼로리가 가장 적은 저칼로리 식품이다.

녹말이 대부분이고 텍스트린과 설탕도 들어있어 토란 고유의 단맛을 낸다. 탄수화물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 B1, 지방연소에 필요한 B2,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나 다이어트에 적합한 식품이다.

토란의 미끈미끈한 성분은 갈락탄이라는 당질 때문인데 이 성분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그러나 토란의 미끈거리는 점액질은 해독작용과 간 기능을 높이고, 궤양을 방지한다. 토란의 전분은 입자가 작기 때문에 가루로 만들어 섭취하면 소화가 잘되고 변비의 예방과 치료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토란가루로 빚어 만든 송편을 토련병(土蓮餠)이라 한다.

토란은 뱃속의 열을 내리고 간장이나 신장을 튼튼히 해주며 노화 방지에도 효과를 나타낸다. 또 타액선 호르몬의 부니를 촉진하므로 소화를 도와준다. 토란은 생으로 먹으면 중독 증세를 보이는 수가 있으므로 주의한다.

독충에 쐬었을 때 토란 줄기를 짠 즙을 바르면 잘 낫고, 치통이 심해 볼이 부었을 때 토란과 생강을 간 것을 바르면 잘 듣는다. 토란줄기는 스트레스 해소, 야뇨증,알레르기성 비염, 잠잘 때 식은 땀을 잘 흘리는 사람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토란대와 토란에는 수산석회가 있어 너무 많이 먹으면 결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추석 명절에는 햇토란을 수확하여 토란탕을 해먹는데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먹을 것이 풍족하여 과식하기 쉽고, 배탈나기 쉬운데 소화를 돕고 변비치료와 식중독을 예방하는 완화제가 되기 때문이다.

토란을 조리할 때는 쌀뜨물이나 소금물로 데쳐내어 미끈거리는 유해성분을 없애고 요리해야 한다. 토란탕은 쇠고기에 무 대신 토란을 넣어 끓인 국이다. 서울지방에서는 맑은장국으로, 남도지방에서는 들깨즙을 넣어 고소하게 끓이는데 가을철 별미이다. 토란탕에 넣는 다시마는 토란의 떫은맛을 제거해주고 ,요오드, 섬유질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갑상선 호르몬의 생성을 도와 체내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말린 토란줄기를 데쳐서 들깨가루를 넣어 볶은 토란대 나물은 구수하다. 토란과 들깨는 궁합이 맞는 음식으로 약이 되는 조리법이다. 삶은 토란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후 탕수 소스에 버무리는 토란 탕수는 감자와 모양은 비슷하지만 훨씬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낸다.

사찰에서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건강식으로 토란죽이 있다. 현미찹쌀과 토란을 참기름을 두르고 충분히 볶은 다음 물을 붓고 끓으면 불을 줄여 은근한 불에서 쌀알이 퍼질 때까지 오랫동안 끓인다. 토란의 아린 맛을 참기름이 제거해서 구수하고 맛깔스러운 죽이다. 스님들은 토란을 한 달 정도 땅에 묻어두었다가 그냥 구워 먹기도 하는데 토란의 아린 성분이 황토의 효능으로 말끔히 없어진다 한다.

이 죽의 효능은 수액대사를 조절하는 동시에 장의 기능을 활성화시킴으로서 가슴이나 윗배의 팽창감을 해소하고 식욕을 증진시켜 변통을 돕는다. 여성들의 피부미용, 산후 체력 회복에도 좋아 회복식으로도 효과적이다.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토란 줄기을 상식하는 것이 좋은데 말린 토란 줄기를 가루 내어 깨소금과 같은 양으로 섞어서 먹으면 된다.

토란은 갓 캐내 껍질에 진흙이 채 마르지 않은 것이 신선한 것이다. 껍질을 벗겨서 물에 담다 파는 것은 표백 처리한 것일 수도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김정숙 교수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 김치발효과>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파인뉴스(http://www.xn--vg1b002a5sdzq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파인뉴스.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