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색깔론 부끄럽게 한 ‘기부천사’
입력시간 : 2008. 11.24. 00:00확대축소


‘기부천사’ 김장훈(41)과 문근영(21·사진)의 행보가 새삼 눈에 밟힌다.

그동안 자신의 집 한 칸 마련하지 않으며 40억원이 넘는 돈을 사회에 기부해온 가수 김장훈은 최근 대통령 표창을 사양했다고 한다. 충남 보령시가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 당시 자원봉사단을 조직해 피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앞장섰던 김장훈을 다음달 5일 ‘자원봉사의 날’에 수여되는 대통령 표창 수상자로 추천했다.

하지만 그는 소속사를 통해 대통령 표창 수상을 고사했다. “나보다 훨씬 더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내가 연예인이고, 좀 더 알려진 사람이라는 이유로 상을 받으러 나가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는 이유를 달았다.

얼마 전 민간 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창립 10년 만에 총 1조4152억원의 기부금을 모으면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개인 기부자는 2003년 이후 8억5000만원을 기부한,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20대 여성 탤런트임을 공개했다.

언론의 추적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추인으로 인해 ‘20대 여성 탤런트’가 문근영임이 밝혀졌다. 하지만 끝내 소속사와 문근영은 당사자가 자신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뒤이어 보수성향의 군사평론가 지만원씨가 문근영의 기부에 대해 가족사를 거론하며 색깔론을 덧씌움으로써 악플 논란을 촉발시켰다. 그 와중에도 문근영은 내내 입을 다물었다.

인터뷰나 사석에서 만난 두 사람은 주관이 뚜렷하고 사려가 깊다. 남의 이목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도 않는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같은 공인으로서의 책임감이나 의무가 아닌, 나눔을 통해 지독히도 ‘개인적인’ 행복을 느끼기에 기부한다고도 했다.

쌀 직불금 파동과 종부세 논란 등으로 인해 가슴이 헛헛해지는 요즘, 베풀고 나누는 데 주저함이 없는 이들로부터 깊은 위안을 얻게 된다


최정이 기자 choijungyee@hanmail.net        최정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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