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해설] 경계해야 할 과열 조짐
[정필모 해설위원]
입력시간 : 2009. 04.20. 00:00확대축소


최근 주식시장만을 보면 경제 위기가 마치 끝난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합니다. 한 달 새 주가지수 상승률이 30~40%에 이를 만큼 주식 값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열을 걱정하는 소리가 들릴 정돕니다. 부동산시장도 일부이긴 하지만 꿈틀대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와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는 투기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원인은 과잉 유동성에 있습니다. 부동산시장의 경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한다고 걱정하던 때가 엊그제인데, 다행스럽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주식과 부동산 값 상승이 움츠린 소비를 진작시키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풀린 돈이 지나치게 주식이나 부동산으로만 몰리는 현상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흔히 주가의 흐름이 경기를 앞서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물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탭니다.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데도 주식 값이 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주가의 거품이 빠지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봤던 전례가 반복될 수도 있다는 애기입니다.

부동산시장의 과열 조짐도 불안합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다시 급증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입니다. 지난 2월에는 증가액이 부동산 투기 열풍이 불었던 2년여 전 수준에 거의 다다랐다고 합니다.

금리가 떨어진 틈을 타 은행 돈을 빌려 부동산을 사두려는 투기적 수요가 적지 않다는 방증입니다.

이러다가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도 전에 자산 가격에 거품이 낄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점은 경제를 책임진 최고 당국자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현재 진행 중인 세계적 규모의 경제 위기도 이런 거품에서 시작됐습니다. 이처럼 기업 실적이나 가계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은 자산 가격의 거품은 경제의 안정을 해치는 요인이 됩니다.

벌써부터 일부에서는 부실을 떨어내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각국이 풀고 있는 천문학적인 돈이 머지않아 고율의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자칫 현재의 경제 위기와는 또 다른 차원의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것이 바로 주가의 급등이나 일부 부동산시장의 회복 조짐에 취해 경제 주체들이 판단을 그르쳐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파인뉴스(http://www.xn--vg1b002a5sdzq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파인뉴스.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