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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6자회담 재개가 확정되면서 북핵문제 등의 ‘실질적인 진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회담결과에 대한 성급한 기대보다는 신중한 태도로 회의준비에 임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11일 “북핵문제가 한 두번 회의로 손에 잡히는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며 “이것은 회담에 임하는 협상자로서 목표수준을 낮추려는 것이 아니라 이번 회담은 다음 5,6차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기초작업인 ‘플랫폼’을 만든다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번 회의를 통해 미국과 북한의 어떠한 합의를 도출해낼 것이라는 기대는 우물가에서 숭늉을 기다리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며 “이번 회담은 그런 것들이 나올 수 있도록 밑바탕을 깔아주는 즉 작업, 즉 모드 전환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난 6차회담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만일 6개 국가가 모여 쉽게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면 그건 아주 시시한 문제였을 것”이라며 “국가 안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생과 사에 관련된 문제가 며칠간 만나 최종 결과를 산출해 낼 수 있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동안 미·북, 남·북간의 수많은 접촉을 통해 북한은 미국이 어디까지 올 수 있을 지, 미국도 북한이 현재 필요한 것이 어느 정도인지 등 양국간 '타협점의 좌우폭’은 알게 됐지만 중요 문제에 대해서는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으며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6자회담 자체가 갖는 상징적 의미를 상기시키는 한편 “6자회담의 목표는 북핵해결이나 만난 김에 북핵문제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지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양자차원에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이를 구체적으로 지금 논의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우리측이 제시했다는 중요제안과 관련해서는 “6자회담틀 내에서 그리고 남북관계 전반 모두에 걸쳐져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중요제안이) 아직은 모양이 결정체로 공고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국가적 운명을 좌우하는 문제인 만큼 정부내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공유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정부의 역할과 관련 “상당한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자평이 아니라 회담과 관련된 다른 나라들,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 그런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담 재개를 위해 우리 정부는 그동안 여러 방식의 접촉을 통해 미국과 중국, 북한 사이의 이견 조정,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 정동영 특사가 김정일 위원장의 만남에서 ‘7월’ 이라는 날짜를 받아내기도 했다. 특히 미북 수석대표가 만나 모양새를 살려 회담재개를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은 미국이 할 수 없는 특수한 역할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