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해우소' 봉사단체를 아십니까?
광주시 남구 노인을 위한 좌변기 봉사단체
입력시간 : 2005. 02.17. 07:19확대축소


일년전 광주의 젊은이들이 모였다. 봉사모임을 만들어서 지역의 독거노인 및 생활이 불편한 이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자는 제안을 출발로 이, 삼십대 청년 삼십여명이 "편안한 해우소"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월 회비 일만원씩을 거출하는 인터넷 봉사모임을 만든 것이다

여러 곳의 인터넷게시판에는 "아픔 없는 화장실을 위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언뜻 보기에는 무슨 변비에 관한 네티즌의 호소 정도로 보였다. 하지만 유심히 읽어내려 가다 보니 뜻밖의 '제안'이 눈길을 끌었다.

모임을 제안한 '배승희'씨의 말이다

"얼마 전 어머님께서 계속해서 화장실 변기를 좌변기로 바꾸라는 명령을 내리시는데 제가 바쁘다보니… 암 튼 오랫만에 아시는 분이 우리집에 와서 좌변기를 놔드렸더니 그렇게 좋아하십니다. 무릎이 아프셔서 양변기 화장실에서는 무릎에 심한 통증이 왔던 겁니다. 얼마전 제가 운동하다 무릎에 약간의 부상이 있던 중에 양변기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얼마나 무릎이 아프던지. 어머님의 심정을 그때서야 알았지 뭡니까." 며 "그래서 여러분께 제안을 드렸습니다. 우리 주위에 사시는 독거노인분들 중 이런 불편을 겪는 분이 상당수 계실거라 생각했고. 얼마전 조사를 해 보니 제가 사는 동네 만해도 스무 집 가량이 되었습니다. 적십자에서 이동식 플라스틱 변기를 주고 가는데 위생도 좋지 않고 견고하지 못해서 잘 깨집니다." 고 말하고 "그래서 한 달에 한 집만이라도 고쳐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종의 러브 하우스 정도 되나? 러브 레스트룸? 생각 끝에 봉사의 모임을 만들고 봉사의 형식은 주거환경을 개선하는것중 화장실을 책임지고 고쳐보자는 취지였습니다." 라고 말한다

본디 해우소란 사찰에 딸린 화장실로서 일반 화장실과는 달리 많은 주의를 요한다. 이를 테면 아래를 보지 말 것과 배설을 한 뒤 다른 물건을 만지지 말 것 등이다. 아무튼 생리적 근심을 푸는 곳으로서 해우소는 화장실의 다른 이름이며 단어의 느낌도 아름답다.

이 제안은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얻었고, 일 인 일만 원씩의 참여를 이끌어 내어 사업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드디어 2003년 11월 20일 설비를 담당하는 다른 네티즌(아이디:백산)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러브 해우소' 제1호 공사를 마무리 지었다.

사업은 사전에 대상자를 물색하고 장소를 답사하여 집주인과 대상자의 동의를 얻어 실비 25만원으로 공사를 진행했다. 일만 원의 작은 사랑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후속 작업을 위해 다음 사이트에 '편안한 해우소(cafe.daum.net/lovehaewooso)'라는 카페를 개설하여 봉사를이어나갔고 벌써 12호째 화장실을 고쳐냈다

편안한 해우소!. 그 첫삽의 주인공인 이차양(81) 할머니는 "요즘 보기드믄 젊은이들이여, 한번도 전에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인디. 세상 살맛나네!"라며 그 고마움을 표했다.

이 할머니는 전남 영암 금정면이 고향으로 꽃다운 열여덟에 이웃 마을 청년과 결혼하여 딸 하나를 낳아 기르다 일곱살짜리 딸자식을 저 세상에 보내고 급기야는 스물일곱이던 한국전쟁 때 남편마저 잃는 기구한 운명을 사신 독거노인이다.

이 할머니는 고향 영암을 떠나 광주에서 생활한 지 30여 년이 되는데 "이처럼 고마울 때가 없다"며 '아픈 무릎 관절이 다 낳은 것 같다'며 좋아 하셨다.

편안한 해우소! 어쩌면 이 제안은 우리가 그동안 되돌아 보지 못한 우리 사회의 민간 안전망을 확보하는, 아주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네티즌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라면서 국민이 주는 '아름다운 상'을 이 제안자에게 드리고 싶다.

사업이 시작 된지 일년이 넘는 지금 회원도 꽤 늘었다

60여명이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도움을 주고있고 회원들은 조를 나누어 봉사날 이면 각자 결연을 맺은 할머님 할아버님 댁을 방문하여 화장실 청소및 말벗 등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배승희 모임대표는 또 다른 제안을 내놓았다.

배승희 모임 대표의 말이다

"정말 순수한동기로 인연을 맺고 봉사활동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 특히 가공할 위력을 지닌 인터넷을 기반으로 지역에서 말없이 봉사하는 훌륭한 인재들을 한실에 꿰어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요.. 서로 다른 형식의 봉사 "예를 들면 ..저희처럼 화장실을 수리하는 모임이 있듯 목욕봉사,수지침.지붕개량.안마.차량봉사등 많은 모임들이 연대하고 합심하여 네트웤을 형성하면 한사람의 수혜자는 여러 형식의 봉사를 받게되고 서로의 관심이 "민간안전망"으로 만들어질수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2005년에는 인터넷봉사 연대모임을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이미 여러단체에서 관심을 보이고있고 약 15단체의 모임과 합의하여 꼭 연내에는 실천해볼 계획입니다"

한편 "편안한 해우소"의 활동을 전해들은 의료기구를 판매하는 사업가는 꼭 좋은일에 써달라며 의료용 변기 20조를 기증하기도 했다 몸이 불편해 화장실을 가기 힘든 장애인들께 전달해달라며 고마운 마음을 나누어주었고 광주남구 장애인협회의 도움으로 십여가정에 전달되었고 지금도 대상자를 찾고있다고 한다 모임에 동참하고싶은 사람이나 단체는 언제든지 배승희 씨에게 연락하면 된다 ▶"편안한해우소"모임대표 배승희 010-3163-2928

.



파인뉴스 기자 webmaster@finenews24.com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파인뉴스(http://www.xn--vg1b002a5sdzq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파인뉴스.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