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초대전에서는 주제에서 드러나듯이 무등산의 실경을 담은 20여 점의 수묵담채화 작품들이 선을 보이며, 의미 그대로 작가의 ‘발품’이 녹아들어간 밀도 짙은 산수화가 주를 이룬다. 최진우 작가는 2009년 9월 ‘探景 - 진경을 찾아가는 더딘 걸음’이라는 주제로 갤러리 Light(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고, 이번 전시는 9월에 이은 두 번째 개인전이다. 첫 개인전에서는 그동안의 작업들을 돌아보며 진경(眞景)의 제작 태도를 큰 범주에서 정리하는 자리였다면, 이번 전시는 그 관점을 심화시키기 위한 성격이 짙다. 무등산은 작가의 작품세계에 지속적으로 등장해온 소재인데 이는 단순히 소재로써의 무등산이 아닌 산이 갖고 있는 상징성에 말미암은 것이다. 위의 관점은 같은 해 작업한 <천불천탑>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운주사의 천불천탑 설화가 상징하는 것처럼 당시 작가가 품고 있던 좌절된 소망들을 그림으로 실현시키고자 했다. 무등산을 배경으로 998개의 불상과 1,000개의 탑을 그려 넣었고 불상의 얼굴은 민주화운동에서 희생당한 이들로 가득 매웠다. 나머지 부족한 두 개의 불상은 80년 5월 아기를 갖은 상태로 숨진 희생자와 그 아이로 대신 하였고, 이후 무등산은 작가의 주된 작업소재로 등장한다. 1998년의 <무등산에 오르다>. 1999년의 <겨울에 본 무등산>, <겨울바람 속 입석대>, 2000년의 <겨울무등산에서>의 작품이 그것이고, 2000년부터 2005년의 공백기를 거쳐 2008년부터 다시 무등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최진우 작가는 작품의 제작태도에 있어 유독 과정을 중요시하는데 한 작품에 들어가기 전, 매번 무등산을 등반했고 줄곧 실경을 고집했다. 작품 <생동하는 무등산>이나 <무등산 중봉에서 본 光州>, <무등전도Ⅱ>, <무등전도Ⅲ>, <장불재에서 본 서석대와 입석대>는 작가의 위와 같은 태도가 여실히 드러난 작품이다. <무등산 중봉에서 본 光州>는 향로봉, 낙타봉, 바람재, 늦재, 동화사터, 중봉, 서석대까지 무등산 중봉을 횡단하는 코스를 밟으며 나온 작품으로, 고된 산행을 반영하듯 무등산 중봉 아래의 광주가 촘촘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생동하는 무등산>은 증심사 들어서기 전 버스정류장부터 문빈정사, 의재미술관, 증심사, 당산나무, 중머리재, 약사암, 세인봉, 중봉, 장불재, 서석대, 입석대, 천왕봉을 한 화면에 담은 것으로 그 형식이 흥미롭다. 정리하자면 이번 초대전은 작가의 표현대로 “더 멋진 우리 땅을 찾아 그리겠다 ”는 작가의 다짐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이다. 경인년 새해를 맞이하는 때이다. 새해, 각각의 소망과 기원들을 함축한 진정한 무등산을 담아보기를 바라며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함께 하였으면 한다. 최정이 기자 choijungyee@hanmail.net 최정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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