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천순의 詩 한편
원수를 위해 등을 밝혀라
입력시간 : 2010. 05.12. 00:00확대축소




계곡물은

낮음을 쫓아

청량한 소리만 남긴 채

저만치 달려가고 있는데

초저녁

산사 처마 끝에선

풍경소리 한가하고

은은한 목탁소리는

노승의

청아한 염불소리에 녹아들어

도량을 가득 채운다.



“원수를 위해 등을 밝혀라”



자비심인가

사랑일까

측은지심을 이용하려 함인가

허공에 불 밝혀 매단다고

미망까지

밝힐 수 있을까마는

소통과 화합, 용서와 이해

그리고

생명에 대한 위대한 가르침이

한줄기 타오르다

흩어지는 연기 속에 아련하기만



2010.5.9 대원사 연등불사 권유문을 보고


최정이 기자 choijungyee@hanmail.net        최정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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