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구제역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자고 나면 새로운 지역이 발생지역으로 추가되고 있어 그 끝이 어디만큼이 될지 종잡을 수가 없다. 그러면서 축산 농가는 물론 다른 일반국민까지 답답하면서도 안타까워하고 있다. 축산 농가들은 방송 듣는 것조차 부담스럽다.

구제역은 소, 돼지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감염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며 주로 입과 발굽에 물집(수포)이 생기며 체온이 급격히 상승되고 식욕이 저하되어 심하게 앓거나 죽게 되는 질병으로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A급 질병(전파력이 빠르고 국제교역상 경제피해가 매우 큰 질병)으로 분류하며 우리나라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폐사율은 1%내외로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감염 축은 물론 미감 염된 인근 500m 농장까지 살 처분 매몰하기 때문에 전혀 안심할 수 있으며, 또한 인수공통병이 아니고 만약에 감염축이라고 하더라도 고열에 익혀 먹으면 사람에게는 전혀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에서는 최근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하여 가축질병 위기경보 단계를 최상위 단계인 '심각(Red)' 단계로 격상하고, 행정안전부에서 범부처가 참여하는 통합대응기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이는 확산될 우려가 심각해 범정부 차원에서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며, 행정안전부장관이 본부장이 된다.

그리고 발생지역및 인근지역에는 매몰처분과 함께 구제역 예방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구제역 예방약은 국내에서는 제조하지 않고 세계적으로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 극히 일부 국가에서만 제조하고 있다. 이것은 백신제조과정에서 오히려 질병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예방백신과 마찬가지로 완벽한 방역이 되지 않을뿐더러 접총축에서 오히려 발병할 우려가 있다는데 그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단계에서는 이 방법이 최상의 방법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고충이며 한편으로는 큰 문제인 것이다.

지금 곳곳에서 매몰처리의 문제점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매몰축의 인근지역에서 가축추출물이 혼입된 지하수가 나온다는 것이다. 일시에 많은 가축을 매몰하기 때문에 그러할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이래서는 절대로 안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사항은 감염 축은 물론 미 감염 축까지 매몰하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봐야 한다. 백신을 하는 입장에서 미 감염축의 매몰은 재고해야 한다. 아니 중단해야 한다.

미감염축의 매몰은 감염원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백신에 의하여 감염원이 늘어나고 있는데 미감염축의 매몰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미감염농장의 미감염축에 대하여는 방역방법을 수정해야 옳다.

또한 이렇게 미감축의 매몰처분이 계속되면 우리나라 축산기반이 완전히 무너져 버리게 된다. 그것은 번식기반이 무너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우리나라는 수입육에 의하여 시장이 점령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며 그 결과는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

구제역의 발생은 축산농가에 있어 대 재앙이다. 초기의 대응도 문제였지만 지금이라도 미감염축의 살 처분에 대한 정책을 수정하는 것이 옳다. 살 처분만이 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구제역백신이 계속되고 농가의 방역이 계속되면 구제역은 반드시 종식된다. 그 이후를 생각한다면 미감염축 매몰은 바로 중지해야 한다고 본다.

이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