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事成語-계찰괘검(季札掛劍) 등 (264회)
입력시간 : 2011. 10.31. 00:00확대축소


◆계찰괘검(季札掛劍) 季:끝 계. 札:편지 찰. 卦:걸 괘. 劍:칼 검

계찰이 칼을 걸어 놓다. 신의를 중히 여긴다는 뜻

춘추시대 오(吳)나라에 계찰(季札)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오나라 왕 수몽(壽夢)의 막내 아들이었다. 그가 처음으로 사신이 되어 여행하던 중 서(徐)나라에 들른 적이 있었다. 그때 서나라의 왕은 계찰의 검을 가지고 싶었으나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한편 계찰은 속으로 짐작은 했지만, 그때는 사신으로 여행하는 중이라 검을 줄 수가 없었다. 그 후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서나라에 당도하고 보니 서나라의 왕은 이미 세상을 뜬 후였다. 그래서 그 보검을 풀어 서나라 왕의 무덤 옆에 있는 나무에 걸어 놓고 떠났다. 수행원이 이상히 여겨 물었다.

"서나라의 왕은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무슨 연유로 저렇게 걸어 두는 것입니까?"

"나는 처음부터 그 검을 그에게 주려고 마음에 정해 두고 있었다. 그것을 어떻게 상대가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자신의 마음에 거스를 수가 있겠는가. 그런 것은 할 수 없는 일이다."

[출전]《史記》<吳太伯世家>

◆곡학아세(曲學阿世) 曲:굽을 곡. 學:학문 학. 阿:아첨할 아. 世:인간(세대) 세.

학문을 굽히어 세속(世俗)에 아첨한다. 정도(正道)를 벗어난 학문으로 세상 사람에게 아첨함을 이름

한(漢)나라 6대 황제인 경제(景帝:B.C. 157∼141)는 즉위하자 천하에 널리 어진 선비를 찾다가 산동(山東)에 사는 원고생(轅固生)이라는 시인을 등용하기로 했다.

그는 당시 90세의 고령이었으나 직언을 잘하는 대쪽같은 선비로도 유명했다. 그래서 사이비 학자들은 원고생을 중상비방(中傷誹謗)하는 상소를 올려 그의 등용을 극력 반대했으나 경제는 끝내 듣지 않았다.

당시 원고생과 함께 등용된 소장(小壯) 학자가 있었는데, 그 역시 산동 사람으로 이름을 공손홍(公孫弘)이라고 했다. 공손홍은 원고생을 늙은이라고 깔보고 무시했지만 원고생은 전혀 개의치 않고 공손홍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학문의 정도(正道)가 어지러워져서 속설(俗說)이 유행하고 있네. 이대로 내버려두면 유서 깊은 학문의 전통은 결국 사설(邪說)로 인해 그 본연의 모습을 잃고 말 것일세. 자네는 다행히 젊은데다가 학문을 좋아하는 선비란 말을 들었네. 그러니 부디 올바른 학문을 열심히 닦아서 세상에 널리 전파해 주기 바라네. 결코 자신이 믿는 '학설을 굽히어[曲學]'이 '세상 속물들에게 아첨하는 일[阿世]'이 있어서는 안 되네."

원고생의 말이 끝나자 공손홍은 몸둘 바를 몰랐다. 절조를 굽히지 않는 고매한 인격과 학식이 높은 원고생과 같은 눈앞의 태산북두(泰山北斗)를 보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공손홍은 당장 지난 날의 무례를 사과하고 원고생의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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