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잣고개는 광주를 무등산으로 연결하는 가장 가까운 관문이다. 도심에서 2km. 산수5거리에서 갈지(之)자 커브를 몇 차례 돌아 오르면 눈앞이 탁 트이면서 광주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해발 205미터,

잣고개란 이름에 따른 유래도 많다. 예전에 잣나무가 많아서 잣고개였다는 설 (충남 금산군 남이면에 있는 잣고개(栢嶺)도 그런 유래를 가지고 있다). 좌우로 울창한 숲에 잣나무는 안 보이고 밤나무, 참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오동나무, 은행나무 등등 활엽수들이 칙칙하다. 까치가 많이 날아들어서 까치고개, 까치 작(鵲)자를 써서 작고개(鵲峙)다. 지금도 일부 지도에는 작고개로 나온다. 일제시대에는 자척(尺)자를 써서 잣고개(尺峴)라 불렀다고 한다. 지금은 성(城)이 있는 고개라 해서 잣고개로 불린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고개정상에는 '無等山道立公園'이라고 한자로 씌어진 3미터 높이의 자연석 표지석이 우뚝 서있다. 남쪽으로는 장원봉(386m) 북쪽으로는 장대봉을 잇는 고개마루다. 이 표지석을 경계로 석성(광주시 지정기념물 14호)이 복원되고 있다. 89년부터 복원작업을 벌여 8부능선을 따라 몇 백미터 뻗어있다. 무진도독고성과 관련된 배후산성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설이다.

광주시는 지난 2월 시민이 뽑은 광주의 8경5미(8景5味)를 정한바 있다. 그 8경중 하나가 '잣고개 야경'이다. 고개마루에 있는 전망대에는 느티나무 그늘 바람이 시원하다. 등나무아래 탁자마다 데이트족들이 쌍쌍이 담소를 나눈다.

광주시가지의 동쪽 끝머리. 이곳을 발판으로 시가지가 서쪽으로 쭈욱 뻗어나간다. 30년전에는 구시청과 광주역까지, 지금은 멀리 송정리와 신가지구까지 아파트 군들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광주의 과거는 물론 미래도 보인다.

도심한 복판에서 곧바로 이런 심산유곡으로 뛰어들 수 있다니, 광주시민들은 정말 행복하다.

제공 광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