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석의 詩<산나리꽃>
입력시간 : 2013. 02.06. 13:05확대축소


산나리꽃

이인석

재 너머 품앗이 모내기 논으로

구불구불 엄마 샛밥 이고

넘어가다 쉬던 고갯길 나무 그늘에

할매 혼불 켠 듯 산나리 산나리꽃



질컥한 여름 풀밭, 기운 고무신에

물 들어도 정신없이 바라보다

재촉하는 어매 저 만치 가도

솔 숲 사이 낄낄대는 바람 무서워도

한참을 앉아 보고 또 보던

산나리 산나리꽃



아낙이며 아이들 숨어서 보려고

골짝 그늘진 곳에 피었을까

산나리 산나리꽃



수줍은 주근깨 다소곳 감추고

주전자 들고 어머니 따라가던 길에

피고 지던 꽃

산나리꽃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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