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호 칼럼>신뢰’에 대하여 드는 몇 가지 생각들
입력시간 : 2013. 07.02. 00:00확대축소


“북한을 다녀온 이후 나는 남북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것은 바로 진심을 바탕으로 상호 신뢰를 쌓아야만 발전적인 협상과 약속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을 다녀온 어떤 진보인사의 발언처럼 느껴지는 이 말은 사실 박근혜 대통령의 자서전인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 나오는 2002년 방북 이후에 느낀 북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소회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적 삶과 정치역정 속에서 잉태된 소신과도 같은 ‘신뢰’는 2002년 5월 북한 방문을 계기로 남북문제 해결의 실마리로 인식하게 되었고 이는 그대로 대통령의 대북 및 대외 정책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정국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소신’과는 상당히 비켜서 있다. 여와 야는 이미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의 방북 기록을 두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제되지 않은 언어들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이 국가적 이해를 걸고 총력 외교를 펼치고 있다는 상황은 아랑곳 않고 여야의 정치인은 끝도 없는 정쟁에 깊이 빠져 들어가 버렸다. 국민의 ‘신뢰’와 국가에 대한 ‘신뢰’는 총력 정쟁을 펼치고 있는 여와 야가 쏟아내는 레토릭의 양념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국정원의 행위도 용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과거 국정원은 민간인 사찰, 정보 조작과 고문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불법을 저지르며 국가보다는 정권을 위해 존재했던 부끄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국정원 스스로도 이런 과거를 깊이 반성하며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조직으로 거듭 나겠다며 다짐에 다짐을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이번 NLL 사태와 관련해서 국정원의 일부 정치 간부들의 행태는 국정원 직원 다수의 명예로운 활동에 오물을 끼얹은 격이 되어 버렸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국정원의 정치적 행보는 국정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에 찬물을 끼얹는 격임은 말할 나위 없다.

‘신뢰’라는 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믿고 의지한다’라고 풀이가 되어 있다. 굳이 대북관계, 대외정책까지 말하지 않더라도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신뢰’라는 말은 이미 기대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해법은 어디에 있나? 그 대답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이 그의 자서전에서 밝힌 것처럼 보인다.

“북측과 툭 터놓고 대화를 나누면 그들도 약속한 부분에 대해 지킬 것은 지키려고 노력한다. 나는 북한 방문을 통해 이런 확신을 얻었다.” 툭 터놓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북측과는 물론이요, 우선은 여야의 정치인들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이 나라를 함께 협치한다는 생각으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네가 사라져야 내가 산다는 식으로 상대를 적대적 모순으로 바라보면서 이 나라 이 공동체의 미래를 논하는 것에 국민들이 ‘신뢰’를 보여줄 수 없음은 당연하다.

‘안철수 현상’도 기실 이런 여야의 끝없는 정쟁과 비생산적인 정치구조에 대한 혁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에 대한 생각을 굳이 되뇌지 않더라도 ‘신뢰’에 기반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신뢰’에 기반해서 진정으로 소통하고 이 나라와 이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일해야 한다.

그래야 여도 야도 국정원도 명예로울수 있다. 그래야 국민들도 ‘신뢰’를 보낸다. 그리고 이 나라, 이 공동체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

/김창호 <바리오화순 대표이사>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파인뉴스(http://www.xn--vg1b002a5sdzq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파인뉴스.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