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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 1만피트(3300m). 그 까마득한 하늘에서 줄 하나에 생명을 걸고 수없이 몸을 날리다 하늘에서 눈이 맞아 결혼까지 착지한 ‘간 큰’ 고공강하 커플이 탄생했다.

주인공들은 바로 오는 10일 화촉을 밝히는 특수전사령부 707대테러대대 고공전담팀 황준호(32) 상사와 강경림(26) 중사. 둘은 하루에도 서너 번씩 목숨을 걸고 고공에서 뛰어내리는 위험한 훈련 속에서도 지난 3년간 하늘에서 서로에게 든든한 의지가 되며 소중한 사랑을 키워왔다. 결혼 청첩장을 돌리기 전까지 하늘에서 데이트를 즐긴 이 간 큰 커플의 몰래한 사랑을 동료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1992년 입대한 신랑 황상사는 고공 강하 500회, 2001년 입대한 새신부 강중사는 300회. 둘이 합쳐 800회. 300회 정도면 베테랑 명함을 내미는 고공 강하에서 둘은 이미 발아래 풍경을 즐길 만큼 ‘도사’다. 하지만 지금도 둘은 한순간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만큼 고공 강하의 숙련된 기술과 담력이 필요하다.

지난 겨울 정식으로 프로포즈한 황상사는 “남자들도 하기 힘든 강도 높은 고공 강하 훈련을 하면서도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강한 의지와 정신력을 보여 줬을 때 속으로 정말 놀랐다”며 “훈련 중에도 오히려 재치 있는 유머와 순수함, 활달한 성격은 선후배 관계를 넘어 든든한 인생의 반려자로 만든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라고 말했다.

강중사는 “여자로서 힘든 특전사에 오지 않을 수도 있었고 특히 고공전담팀으로 오지 않을 수 있었는데 신랑을 만나러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훈련이나 부대 안에서는 말도 붙이기 무서울 정도록 ‘한 카리스마’하지만 밖에서는 한없이 부드럽고 배려심이 많아 끌렸다”고 말했다. 강중사는 제주가 드물게 배출한 세 번째 여군 특전사요원이다.

특전사가 아니면 만날 수 없었던 하늘이 맺어 준 천생연분. 2세가 태어나도 고공 강하 휘장을 달아 주고 싶다는 영원한 최정예 특전사 커플. 결혼을 이틀 앞둔 8일에도 서로에게 든든한 의지가 되며 하늘에 몸을 날린다.특전사 고공 커플은 99년 10월 고공 강하 결혼식을 올린 같은 팀의 김임수(34) 상사와 박철순 상사(진·33) 커플에 이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