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지방선거 당선자의 단체장직 인수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없어 해당 지자체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오는 7월1일이면 새로운 단체장이 취임하게 된다. 그러나 당선자의 신분은 물론 업무 인수단의 역할과 성격 등에 대한 규정이 전혀 없어 각 자치단체들은 당선자의 예우나 인수단과의 업무협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정부 인수단 업무가 혼란을 겪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이에 대한 명시적인 법규정을 마련하지 않았으며 행정자치부의 내부지침에서는 민선 3기를 거치면서 임의로 구성된 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인수단을 일반법인 수준에도 못 미치는 ‘단체’정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자부에서는 당선자의 취임 전 업무파악과 시책구상을 위해 약간의 지침을 마련해놓았으나 의무사항이 아닌 권유 형태로 일선 시·군의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며 뚜렷한 규정 자체가 없어 효율적이거나 체계적이지 못하고 오히려 부작용만 낳고 있다.

실제로 당선자 신분과 관련해 행자부 지침에서는 ‘현행 제도상에는 별도의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현직 단체장에 준하는 예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즉 행자부 스스로 제도상의 미흡을 인정하고 있으며 당선자 신분예우에 대해서도 ‘바람직하다’는 애매한 표현을 쓰고 있기 때문에 내용이 사고발생 등 각종 상황에 대한 책임한계가 불분명하다는 게 일선 시·군의 불만이다.

행자부는 또 ‘당선자의 업무파악을 위해 해당 자치단체는 실·국 및 산하기관별로 업무상황을 보고할 수 있으며 자치단체가 보유한 공공건물 안에 별도의 사무실을 제공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이같은 지침은 강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현 단체장과의 마찰을 우려한 일부 공무원들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으며, 현황보고 수준을 넘은 새로운 정책의 설계나 비전 제시는 물론 인수단에 대한 더 이상의 지원은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행자부도 이러한 상황을 우려해 ‘오해나 시비 등을 일으킬 소지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지만, 마땅히 제재할 방도가 없어 공무원들의 줄서기 행태에 따른 행정의 공백과 누수현상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유권자 단체는 “선진국에서는 새 단체장 취임전 인수과정이 명확한 로드맵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인수·인계과정을 새 당선자에 대한 ‘대우’로 받아들이기에 앞서 유권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자리로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