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식탁에 국화향 가득
국화주 마시며 무병장수 기원해
화초 뿐아니라 음식으로도 사용
입력시간 : 2006. 08.16. 02:54확대축소


예전에 선비들은 국화주를 마시며 단풍과 국화를 주제로 시를 지으며 액운을 물리치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풍습이 있었다.

국화는 가을을 상징하는 꽃으로 은군자(隱君子)라고도 한다. 관상용 화초 중에서도 명화일 뿐 아니라 풍류음식의 재료이자 가을의 정기를 듬뿍 받고 자란 선약(仙藥)이라고 믿었다.

국화에는 많은 전설이 있다. 팽조라는 사람은 늘 국화잎에 맺힌 이슬을 받아먹고 수백년을 살았다는 감곡국수의 전설이 있다. 「정전」이라는 책에 의하면 촉나라의 장수원이라는 수원지에는 사철 내내 국화가 피어 주민들은 그 물을 마시고 모두 200~300년을 살았다한다.

중양절에 친구를 찾아가거나 술을 선물하는 풍습은 중국의 전원시인 도연명(365~427)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도연명과 두보는 국화를 사랑하여 시를 읊고 약으로, 술로 먹었지만 소동파는 식품으로 다루고 있다. 봄에는 싹을 먹고, 여름에는 잎을, 가을에는 꽃을 , 겨울에는 뿌리를 먹어 1년 사철 이용할 수 있다고 적고 있다.

국화주는 자양강장제, 두통치료제로 상비약처럼 각 가정에서 즐겨 담던 술이었다. 황국을 그늘에 말린 국화차는 향기뿐만 아니라 두통, 불면증개선, 혈압강하에 효능이 있는 건강차이다.

‘날창쫄깃’ 한 국화화전은 먹기 아까울 정도로 곱고, 국화튀김을 입에 넣으면 ‘아사삭’ 하는 고소한 소리와 맛 속에 향기가 살아있다. 녹말을 씌운 꽃을 오미자국에 건지로 얹는 국화화채는 격이있는 풍류음료이다. 인생의 오미(五味)가 담겼다는 오미자의 시원한 국물을 마시고, 노랗게 동동 뜨는 향긋한 꽃잎을 보면 왜 국화를 신선음식이라 했는지 알 것 같다. 달콤, 쫀득, 고소한 국화송편도 일미이다. 국화송편은 국화 잎사귀에 찹쌀 반죽을 묻혀서 지져낸 다음, 꿀이나 물엿에 재워 놓았다가 하나씩 송편을 싸서 먹는다. 국화잎의 달짝지근하면서 매운듯한 맛이 송편과 어울려 별미 중의 별미가 된다.

국화에는 비타민 B1, 아미노산, 호박산 등의 유기산과 정유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흰국화는 눈을 밝게하고, 노란국화는 간열을 내려주고 해독작용을 하는데 약효는 들국화가 뛰어나다.

조선조에는 왕자들의 두뇌발달을 위한 보양식으로 국화죽을 먹였다. 쌀죽을 쑤어 국화꽃가루를 넣고 낮은 불로 조금 더 가열하여 아침저녁으로 두 번 먹는다. 천천히 오래 씹어 먹을수록 좋다. 열을 발산시켜 머리를 맑게 하고 뇌신경안정에 효능이 뛰어나다.

현대의학은 국화에는 중추신경의 진정작용이나 혈압강하작용, 각종 각종바이러스에 대한 억제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이 가을에는 국화를 감상하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수험생과 열 받을 일 많은 가족들에게 국화죽을 끓여주는 것은 어떨까.

전남과학대 호텔조리·김치발효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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