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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마무리됐다. 결과는 '일부 진전'. 그러나 눈에 띌 만한 실질적 진전은 없었다는 게 한미 양측의 동일한 평가이다.

이번 3차 협상이 서로 관심품목에 상당한 차이가 있고 그것을 좁혀나가기 위한 첫번째 시도였다는 점에서 이러한 결과는 예견된 바이다.

우리 협상단의 경우 미측이 8월15일 제시한 상품 및 섬유분야 관세양허안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으며, 이번 협상에서 이를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미측은 협상 셋째날인 9일(한국시간) 수정안을 제시해 협상이 우리의 요구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일부 진전이 있었을 뿐 우리가 바라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돼 재수정을 요구했다.

미측도 우리가 제시한 농업분야 관세양허안에 대해 상당히 아쉽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우리는 협상 중 수정은 불가하며 협상 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수정안을 낼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관철시켰다.

농업분과는 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으면서 다른나라에서 수입하고 있는 사료용 곡물(옥수수 등) 등 민감하지 않은 품목 위주로 논의가 진행됐다.

관세양허안을 두고 벌어진 양측간의 고삐죄기가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른 분야에서도 약간의 진전은 있었으나 기대 이상은 아니였다.

서비스.투자 분야도 아쉬움이 남기는 마찬가지이다. 한미 양측은 3차 협상전 서비스.투자 유보안(개방불가목록)을 교환했고 이번 협상에서는 유보항목에 대한 상호 질의응답을 통해 양측의 내용을 명확히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김종훈 한미FTA협상단 수석대표는 "우리는 미측이 회계, 법률, 택배, 통신, 방송 등의 서비스에 관심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미측은 우리가 항공.선박서비스 개방, 전문직 자격증 상호 인정 등 기존의 주장을 재차 요구받았다"며 "이것이 진전이라면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무역구제분과에서는 통합협정문을 작성함에 따라 숨통이 조금 틔였다. 물론 통합협정문을 작성했다고 해서 양측간의 이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며 단지 4차 협상 때 이견을 중심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우리측은 미측의 반덤핑관세 부과 등 무역구제 조치가 남발될 소지가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조치를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미측은 양자간 협상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이견을 좁혀나가야 한다는 유연성을 보였다.

이외에도 환경분과에서는 환경보호를 위한 협력채널 구성, 협정내용 및 협정문의 영문본, 한글본 모두 유효성 인정 가시화 등에 진전을 보였다.

이번 3차 협상에 대해 김종훈 한미FTA협상단 수석대표는 "일부 성과가 있었지만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핵심 쟁점을 둘러싸고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아쉬워했고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도 "물론 이번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 수석대표는 그러나 3차 협상 이후 진전에 대해서는 보다 점진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4차 협상에서는 더 활동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미측은 연말까지 협상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표도 "이제는 계속 같은 입장으로 제자리 걸음을 할 때가 아니지 않느냐는 입장을 서로 확인했다. 4차 협상 이전에 화상회의 등 추가협의를 통해 협상의 진척속도를 앞당기기로 했다"며 향후 전망했다.

사진제공-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