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효과의 둥글레
입력시간 : 2006. 10.08. 00:00확대축소


쇠사슬에 매달린 종같다는 뜻으로 ‘영당채’ 라고도 하는 둥굴레. 산에 흔한 잡초였는데 최근에 건강식품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휘어진 줄기의 밑에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끝으로 가면서 하나씩 피어나는 모양이 마치 매미가 붙은 것 같다 해서 ‘ 충선’, 황정처럼 몸에 좋고 영지처럼 귀하기 때문에 ‘황지’라고고 불린다. 약 이름으로는 ‘옥죽’이라고 하는데 대나무 순처럼 올라오는 새순을 임금들이 즐겨 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의 전설에는 명의 ‘화타’가 산 속에서 선인들이 ‘옥죽’을 먹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모두 ‘옥죽’을 먹으라고 했다.

이 가르침을 따른 제자들은 모두 장수를 누렸고, 그 후부터 옥죽을 ‘ 신선의 풀( 신선초)’ 혹은 ‘ 신선의 밥( 선인반)’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전해오는 말로는 옥죽을 1년만 먹으면 귀신을 볼 수 있고 신선이 되어 승천한다하여 도가의 선인들이나 불가의 스님들이 즐겼다. 원효스님도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린 옥죽을 먹었다고 한다.

옥죽은 음기를 보하는 ‘보음(補陰)’의 약재이면서도 소화장애를 일으키지 않는 좋은 약재다. 약용으로 쓸때는 일반적으로 9~15g을 쓰는데 협심통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성기능 장애에는 둥굴레의 양의 1.5배 분량의 소주를 넣고 1~3개월 이상 숙성시킨후 1회 20~30㏄씩 마신다. 장양강장효과가 뚜렷하여 만성피로·허약체질을 개선한다.

<신농본초경>에는 ‘몸을 가벼워지게하니 노쇠하지 않는다’고 했으며 < 본초강목>에는 모든 허약 상태에 좋다고 했다. 둥글레에든 사포닌은 중추신경의 진정작용이 있어 예부터 인삼대용으로 사용했을 정도로 약효가 있다. 초조함·메스거움·어깨결림 등의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증세에 효과가 있다.

부신피질 호르몬의 역할을 하여 신경통이나 관절염에 좋고 인슐린을 조절하여 당뇨를 개선하는 작용이 크다. 그러나 맥박이 빠를 때나 혈압이 높을 때는 쓸 수 없다. 둥굴레는 심장박동을 증가시키고 혈압을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타박상·요통에는 뿌리의 가루를 식초에 개어 거즈나 천에 고루 펴 발라 환부에 붙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피부를 아름답게 하는 묘약으로 알려져 기미· 주근깨·노인의 검버섯을 없애고, 손발이 차고 저릴 때, 근육경련이나 수면 중에 눈꺼풀이 떨리는 증세, 열병으로 폐와 위장이 건조하고 열이 있을 때 사용하면 효험이 있다.

둥굴레 뿌리는 땅속 깊이 박히지 않고 얕게 옆으로 구불구불 뻗는 특징이 있으며 겉에 흙을 살살 헤집으면 힘 안들이고 몇끼 정도 먹을 양을 거뜬히 캐낼 수 있다.

구황식량으로 씹으면 약간 질긴 듯하고 단맛이 나며 점액질이 있어 끈적한데 간식거리로는 꽤 먹을 만하다. 예로부터 노화방지·체력증강·자양강장제로 애용해왔으며 노인 건강에 아주 효과적이다. 꿀물에 하룻밤 담갔다가 쪄서 볶아 약용한다.

둥글레의 어린 싹과 잎, 꽃은 데쳐서 나물로 먹기도 하고, 조림, 튀김, 기름에 볶으면 맛있게 먹을 만하다. 생뿌리는 녹즙으로 먹을 수 있고, 삶아 먹거나 전분을 만드는데 쓰여진다. 뿌리를 밥에 찌든지 구워먹으면 구수하고 들큰하며 감칠맛이 있다.

고추장이나 된장에 박아 장아찌를 담거나, 잘게 토막내어 음식을 조리할 때 섞으면 풍미를 돋운다. 차대용으로 마시기도 하는데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오래 먹어도 부작용이 없다.

‘신토불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몸에는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생물들이 제일 맞는 다는 것으로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네 산과 들에서 자란 약초를 채취하여 정성으로 손질해서 복용한다면 우리 몸은 저절로 건강해지고 활기찬 생활로 이어질 것이다.

김정숙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김치발효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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