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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눈으로 살피면 우주 만유는 완벽한 질서 속에서 成住壞空(성주괴공)하고 있다고 옛 고전들은 전하고 있다.

사실 동양권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고전적 섭리에 대한 이해가 기본적으로 세계에 대한 인식의 바탕이 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고전에 펼쳐내는 음양오행의 이치나 불교적으로 드러내는 유기적인 생명의 고리로 엮어진 인드라망의 세계 또한 이러한 헤아릴 수 없는 우주질서의 상징으로 회자되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가지는 광대한 스케일의 막막함 때문에 그 상징들을 조형적인 주제로 삼기에는 그간 무리가 있어 왔다고 하겠다.

장용훈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그 테마가 '맞물림의 질서와 조화' 라는 데 쉽게 수긍이 간다. 아주 낮은 저부조의 형태로 일관하면서 개별의 작업이 가지는 기하학적인 단순성과 힘을 가미시키는 색채 대비와 지퍼들과 부속물들의 결속과 열림은 기묘한 음률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이 조각전은 오는 28일까지 광주 무등 예술관에서 가지며, 오는 4월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홍익빌딩 갤러리마메르(02-730-5454)에 2차 전시회를 갖는다.

장용훈 조각가(010-4600-5776)는 조선대 미술대학 조소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 지난 2001년부터 무수한 개인전과 단체전을 했으며, 입체그룹전은 서울과 부산, 대구 등지에서 열었다. 또한 광주에서는 '남도 조각가협회전'과 '젊은 조각가 8인 초대전' '백학 조각회전'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