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건설교통부가 2008년 무안공항 개항에 맞춰 광주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폐지하고, 그 기능을 무안공항으로 흡수한다는 방침을 고시했다.

건설교통부의 이와 같은 결정은 향후 항공 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항공 수요의 전망을 고려하여 수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른바 '제3차 공항개발중장기종합계획’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이 종합계획이 과연 광주공항의 여건과 향후 항공수요를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과거의 경우 광주 경제구조가 소비형이었지만 현재는 산업형으로 바뀌어 가고 있고, 국제 규모의 컨벤션센터가 조성되어 광주를 찾는 외국인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 광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문화수도가 한창 진행 중으로, 국제선을 폐지하기보다는 더욱 확장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항공수요 측면에서 봐도 광주공항의 국제선 기능 폐지는 맞지 않다. 현재 광주공항은 국제공항 7개를 포함한 국내 8개 공항 중 유일하게 흑자운영을 하고 있으며, 항공수요 또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건교부의 제3차 공항개발종합계획은 광주공항의 항공 환경변화와 항공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거나, 획일적인 선긋기 식 계획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광주공항에서 그 기능을 이전해야 하는 것은 국제선이 아니라,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해 시민들에게 극심한 소음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광주 전투비행단이다.

공군 제1전투비행단은 지난 수십년 간 공항 인근 주민들에게 TV시청과 전화통화를 어렵게 만들었을 뿐 만 아니라 소와 돼지 등의 불임, 재산권 침해 등 말할 수 없는 수많은 고통을 안겨왔다.

특히 도시가 현재처럼 발전하지 못했던 수십년전에는 광주공항이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어 일반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도시가 급격히 팽창한 현재의 경우 전투비행단이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하게 됨으로써, 상무 신도심을 비롯한 송정과 월곡동 일대의 주민들은 물론, 이 지역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수만여 명의 학생들이 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지금 시급한 것은 광주공항에서 공군 제1전투비행단을 분리해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는 것이며, 국제선은 늘어나는 항공수요에 비춰볼 때 오히려 지금보다 더 확대해야 옳다고 본다.

광주공항이 흑자운영을 하고 있는 이유도 따져봐야 한다. 다른 지역의 공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비해 광주공항이 흑자운영을 하고 있는 것은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광주시민들에 국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근 전라북도는 물론 전라남도에 거주하는 많은 주민들이 광주공항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만에 하나 이같은 항공수요를 무시한 채 국제선 일부기능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한다면 누가 광주공항을 이용하겠는가. 무안공항을 이용할 경우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되는 등 불편이 뒤따를 것은 훤하다. 특히 초단위를 다투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몇십분을 낭비하는 것은 경쟁의 대열에서 이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건교부는 광주공항에서 국제선 기능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전면 철회하고, 그 대신 광주시민의 숙원인 공군 제1전투비행단의 무안공항으로의 이전계획이 포함된 종합계획을 다시 수립해 줄 것을 바란다.

황일봉<광주시 남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