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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는 소나무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나무이다. 참나무의 ‘참’은 진실됨ㆍ좋음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참나무의 학명인 Quercus도 켈트어의 ‘질 좋은 재목’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볼 때 참나무에 대한 동서양의 안목이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참으로 좋은 나무가 어느 산에서나 잘 자라고 흔해서 한때는 ‘잡목’으로 취급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 참나무의 용도가 다양해지고 참나무에서 얻는 소득이 다른 침엽수보다 높아지면서 가치의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표고버섯이나 영지버섯 재배용 참나무는 1㎥에 18만원-24만원에 거래되는데 이는 잣나무ㆍ낙엽송이 10만원 내외에, 리기다소나무가 7만원 내외에 거래되는 것과 비교하면 2-3배 높은 가격이고, 소나무 거래가격 15-20만원과 비교해도 3-4만원이 더 높다.

**표고버섯·영지버섯 재배 등 쓰임새 많아

이처럼 참나무가 대접받게 된 것은 참나무에서 생산되는 버섯류가 건강에 좋고, 목재로도 다양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참나무에서만 생산되는 표고버섯에는 16가지의 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비타민 그리고 혈액의 기름기를 없애는 물질이 들어 있고, 혈압강하ㆍ소화촉진ㆍ항암ㆍ항바이러스 등의 다양한 효과를 나타내며, 버섯에 들어 있는 섬유소는 위장운동을 촉진시키고 변비를 방지한다.

참나무의 추출성분인 폴리페놀의 타닌질은 양주의 숙성과정에서 색과 맛을 바꾸어 놓는 신비스러운 마법을 발휘하고, 참나무에서 나오는 ‘목초액’은 각종 무공해 비료ㆍ농약과 의약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참나무로 주로 만드는 숯은「삼국유사」의 신라 탈해왕조에 처음 등장하고 삼국사기에 신라 헌강왕 때(서기 880년) ‘밥 짓는데 숯을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음을 볼 때 오래 전부터 사용하여 왔음을 알 수 있다. 산림청의 통계에 따르면 1960년에 27천톤까지 생산되던 숯이 1991년에는 375톤으로 크게 줄었다가 최근 수요가 늘어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다.

참나무시들음병 피해 막아야

또한 숯가마의 폐열은 건강증진을 위한 찜질에 활용되고, 최근에는 화목ㆍ캠프화이어ㆍ바비큐ㆍ실내장식용 참나무 수요가 늘어나 이를 공급하는 전문업체까지 등장하고 있다. 참나무 나이테는 무늬가 좋기 때문에 독일 등 외국에서는 수백년된 참나무가 가구무늬목으로 1㎥에 수백만원씩 팔리는 등 고급 목재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가치를 지닌 참나무가 3년전부터 참나무시들음병에 시달리고 있다. 참나무시들음병은 매개충인 광릉긴나무좀이 옮긴 곰팡이가 참나무의 물관을 막아 수분이동이 차단됨으로써 시들어 죽는 병이다. 2004년에 경기도 성남에서 처음 나타나 서울과 경기도 전역을 비롯하여 전국 9개 시·도 61개 시·군·구에서 14만여 그루가 감염되어 참나무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너무 흔해서 가볍게 생각했던 참나무, 그 가치는 참나무의 병해충을 방지하고 참나무 숲을 건강하게 가꿈으로써만 재발견될 수 있다. 아름다운 참나무 숲을 온전히 보전하고 다음 세대에 물려 주는 일, 그것은 다른 어느 것보다 소중한 우리 세대의 임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