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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가는 연말 광주시의 모습을 한번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금년은 '갈등’의 연속으로 표현될 수 있다. 소위 민주와 인권의 성지라는 광주에서 의견수렴의 절차나 과정은 외면되고, 지역 내부의 현안을 풀어내야 하는 공공기관이나 사회단체는 '조정' 은 없어지고 '갈등' 만이 증폭된 해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한미 FTA 반대시위 과정에서 벌어진 광주시청사의 파괴로 인한 광주시와 농민·시민단체들간 마찰은 해결 기미가 전혀 없이 서로의 주장만 되풀이되고 있다. 광주시의 손해배상 소송에 농민단체는 벼·배추 등으로 갚겠다며 야적 시위로 맞서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단체들은 ‘우발적인 행동’에 대해선 사과했지만, 한미 FTA로 인한 지역민의 고통을 외면한 채 오히려 형사고발과 손해배상소송을 통해 농민·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는 광주시 의 입장은 완강하기만 하다.

▶시 청사 앞에서 농민단체들의 야적 시위가 벌어진 지난 15일 시청사 내에서는 `인턴보좌관제 도입’을 두고 지역시민단체와 시의원들이 격한 대립을 보였다.

시민단체들은 시의원들이 아직 지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인턴보좌관제 예산을 전체예산에 끼워 넣는 비정상적인 방법을 사용하면서 자신의 이해득실만 따지고 있다며 반발했다. 반면 시의원들은 시민단체가 시의 입장을 두둔해 의원활동의 질을 높이는 제도의 도입을 막고 있다며 박광태 광주시장의 `부동의’에도 불구하고 불법으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집행부의 행정사무감사 거부에 무기력하게 대응한 시의원들이 인턴보좌관제에 대해서는 집행부와 어떤 조정과정을 거쳤는지 모르겠지만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렇게 대화와 중재의 기능은 사라지고, 서로의 이익만을 고수하는 마찰을 풀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가 가진 권한만큼 의견수렴에 나서려는 자세나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시민단체는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