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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채취되고 소비되는 해조류중 하나이다. 한자 이름은 해태(海苔)인데 우리는 ‘ 김’ 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김 양식법을 창시한 사람은 김여익이다. 그는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의병을 일으켜 투쟁하다 임금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1640년 태인도에 들어가 살면서 해변에 떠내려온 나무에 김이 붙어 자라는 것을 발견하고 김양식을 시작했다.

김여익이 양식한 김을 하동장에 내다팔면서 ‘ 태인도 김가가 기른 것’ 이라는 뜻으로 ‘ 김’이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이름으로 굳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김을 채취해서 식용한 것은 최소 5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 경상도지리지’에 해의(海衣)라는 이름으로 실려 있고 , 동국여지승람에는 전라남도 광양군 태인도의 토산품으로 기록돼 있다. 2차 대전 중 해안지방에 있던 일본군의 미군 포로수용소에서 김을 따서 식량으로 급식한 사실이 있었다.

전쟁이 끝나고 전범들에 대한 재판이 벌어졌을 때 김을 먹인 사실이 포로에 대한 가혹행위로 인정된 웃지못할 일화도 있다.

당시 김을 몰랐던 미국 사람들은 얇은 검은 종이를 먹였다고 생각한 것이다.

예전에 김밥은 소풍이나 운동회 날이나 먹을 수 있는 특별식으로 그 당시에는 귀했던 달걀 2개 먹는 것 보다 김 한 장을 먹는 것이 훨씬 영양가가 높다는 말이 근거가 있었다.

김은 일반 해조류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높은 핵산 식품으로 100g에는 30~40g의 단백질이 있는데 이는 콩에 함유된 35g보다 많은 양이다.

카로틴도 많아 비타민 A의 좋은 공급원이 되는데, 김1장에는 달걀 2개 분량의 비타민 A가 들어있고 김 3장이면 장어구이 1접시와 맞먹는다.

비타민 B1은 야채보다 많고 B2는 우유보다 많으며, 밀감의 3배, 사과의 10배에 달하는 비타민 C가 들어 있다.

지방은 적은 편이지만 칼슘과 철, 인, 칼륨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비타민 B12가 많이 들어 있어 여자들의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에 좋고, 생장과 조혈작용에 있어 성장기 어린이에도 좋다. 악성빈혈을 치료하는 비타민 B12는 김에만 들어 있다.

비타민 B2는 일반적으로 동물성 식품에 많고 식물성 식품에는 적은 편인데 김에는 생선이나 고기만큼 들어 있고, 남성의 성기능강화에 도움이 되는 아연도 풍부하다.

김의 식물성 섬유는 야채의 식물성 섬유와는 달리 유연하고 부드러워 위벽과 장벽에 상처를 주지 않고 장운동을 촉진해 변비를 예방하며 유해 금속제거에 효과가 있다.

최근 일본의 과학자들은 결정적인 항궤양 물질을 김에서 발견하였다. 김은 궤양을 치료하는 탁월한 효과가 인정된 것이다.

김은 식욕을 돋우는 독특한 향기와 맛을 가지고 있는데 그 향미는 아미노산의 시스틴과 탄수화물인 만닌 등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김은 채취한 시기에 따라 품질이 다른데 일반적으로 겨울에 채취한 것이 단백질 함량이 높다. 김은 빛깔이 검고 광택이 나며 향기가 높고 불에 구으면 청록색으로 변하는 것이 상품이다.

청록색으로 변하는 것은 김 속에 피코에리스린이라는 붉은 색소가 청색의 피코시안이라는 물질로 바뀌는데 엽록소가 퇘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에 젖거나 햇빛에 노출되면 이들 색소는 청록색으로 변하지 않고 향기도 없어지므로 마른 김을 보관할 때는 습기가 없고 서늘한 곳에 두어야 한다.

구울 때 너무 센 불에 구우면 타서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맛과 향기도 나빠진다. 기름이 번질번질하고 눅눅한 김구이는 한꺼번에 구워 시간이 지난 것으로 김의 특유한 맛을 잃게된다.

맛김의 기름은 오래되면 해로운 과산화지질로 변하므로 조심하여야 한다.

서울 지방에서는 옛날에 새 며느리를 보고 제일 먼저 김을 재우게 하여 음식솜씨를 판가름해 왔는데 일리가 있다

김정숙 교수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 김치발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