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 음식에 ‘인체 필터’ 찌든다
당뇨병·고혈압 탓 환자 급증
조기치료 놓치면 투석·이식
입력시간 : 2007. 03.10. 00:00확대축소


◆만성 콩팥병

지난 3월 8일은 세계신장학회(ISN)와 국제신장재단연맹(IFKF)이 정한 ‘콩팥의 날’이다. 대한신장학회(이사장 김성권)가 콩팥의 날을 앞두고 전국 39개 종합병원 건강검진센터의 검진 결과를 분석했더니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7.7%가 만성콩팥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대로라면 국내에서 최소 200만 명이 만성콩팥병 환자인 셈이다.

신장학회에 따르면 서구식 식생활로 당뇨병·고혈압이 늘어나면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콩팥 질환=노인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인생의 꽃’이라는 30, 40대에 생겨 수십 년을 고생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콩팥 질환은 증세 없이 진행돼 갑자기 발병, 개인과 가족의 행복을 송두리째 파괴하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콩팥의 기능=콩팥은 혈액의 노폐물을 거르는 장소여서 흔히 ‘인체의 필터’로 알려져 있지만 이외에도 혈압, 수분, 전해질, 산성도를 조정하는 등 가히 ‘인체 환경 조절 시스템’이라고 할 만하다.

콩팥 병은 약물을 다량 복용하거나 출혈, 수술, 특정 질환 등으로 인해 급속히 나빠지는 ‘급성’과 서서히 나빠지는 ‘만성’으로 구분된다. 급성은 수액주사 투여나 투석, 약물 치료 등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문제는 만성인데, 원인은 △당뇨병 △고장 난 면역시스템이 혈액의 노폐물을 거르는 장소인 ‘사구체’를 공격하는 것 △고혈압 △약물중독 등의 순이다.

◆예방 및 조기치료=흡연과 과음, 짠 음식은 콩팥의 3대 적이다.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는 각각 혈당과 혈압을 잘 관리해야 병을 예방할 수 있다. 이들 병이 있는 환자와 콩팥 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 60세 이상은 3∼6개월마다 소변 및 혈액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조기에 발견하면 콩팥을 보호하는 약을 복용하는 동시에 음식을 싱겁게 먹고 고기를 적게 먹어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는 식이요법을 시행한다.

◆심각한 상태=조기 치료의 기회를 놓치면 투석이나 이식을 받아야 한다. 투석은 두 가지가 있으며 제대로 받으면 삶의 질을 정상인의 80% 정도로 유지할 수 있다.

혈액투석은 환자의 피를 빼내 정화한 뒤 다시 몸 안에 넣는 것으로 투석 전문병원에서 받는다. 수술로 팔에 특수한 혈관을 만들고 2∼4주 뒤부터 매주 2, 3번 정도 한 번에 4∼5시간 동안 투석을 받는다. 이 때 분당 20㎖의 혈액을 빼내 투석기를 통해 정화한 뒤 다시 환자의 몸 안에 넣는다.

반면 복막투석은 수술을 통해 복강에 관을 삽입한 뒤 하루 네 차례, 매번 15분 정도씩 2ℓ의 투석액을 관을 통해 넣었다가 6시간 뒤에 버리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피 속의 노폐물이 투석액으로 빨려 들어가 피가 정화된다. 직장에 다니는 환자들은 밤에 저절로 혈액이 투석되는 ‘자동복막투석기’로 비교적 간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그러나 투석은 완치법이 아니기 때문에 근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

※ 만성 콩팥병 체크리스트

①혈압이 올라간다./ ②눈 주위나 손, 발이 붓는다./③붉거나 탁한 소변을 본다./ ④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긴다./ ⑤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자주 본다./⑥소변의 양이 줄어들거나 소변을 볼 때 화끈거리는 느낌이 드는 등 불편하다./ ⑦쉽게 피로해지고 입맛이 없으며 구역질이 난다./⑧이유 없이 체중이 준다. ⑨온몸이 가렵다./⑩늑골 바로 아래쪽 배나 등, 옆구리가 아프다.

*한두 가지가 해당돼도 검사를 받는다.


최재승 기자 jachi2580@hanmail.net        최재승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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