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칼럼-부처님의 깊은 뜻
입력시간 : 2007. 04.11. 00:00확대축소


"어린이들이 그들의 훌륭한 능력을 교사(어머니)의 도움을 감지하지 못하고 자신의 힘으로 갈고 닦아 쌓아올린 실력이라고 믿게 함으로써 유능감을 길러주고 싶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길가에 서 계셨더니, 한 남자가 짐을 가득 실은 수레를 끌고 지나갔습니다.

큰 비가 내린 다음 날이어서 길은 대단히 질걱거리는 뻘 길이었으며, 군데군데 깊이 패인 웅덩이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레꾼은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수레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조심스레 끈 보람도 없이 한쪽 바퀴가 깊은 웅덩이에 빠져버렸습니다. 수레꾼은 바퀴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수레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실패를 하곤 하였습니다.

바퀴가 거의 다 올라 왔는데도 조금의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땀에 흠뻑 젖은 수레꾼은 잠시 쉬기로 하였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있을 경우 도움을 받고자 기다렸으나, 그 날 따라 한 사람도 오지도 가지도 아니하였습니다.

갈 길이 먼 수레꾼은 할 수 없이 다시 온 힘을 다하여 끌어올리려 하였으나 결과는 만찬가지였습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 당신의 모습을 감추시고 수레 뒤로 가셔서 수레꾼이 있는 힘을 다하여 끌어올리는 그때에 맞추어 손가락 하나를 대고 살짝 밀어주었습니다.

손가락 하나로 미는 힘만큼 부족하여 올라가지 못함을 알고 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자 수레바퀴는 웅덩이에서 올라 왔습니다.

부처님께서 도와주신 사실을 모르는 수레꾼은 어려운 일을 자력으로 해낸 성취감을 만끽하며 앞 길을 서둘렀습니다. 수레꾼은 부처님의 도움을 입은 일을 영원히 모를 것입니다. 자기가 노력해서 마침내 웅덩이에서 수레바퀴를 끌어냈다고 믿고 있을 것입니다.

만일 부처님의 도움을 받아 수레바퀴가 웅덩이에서 빠져 나온 것을 알았다면 수레꾼은 무릎을 꿇어 부처님께 감사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였을 경우 문제를 자력으로 해결할 유능감 곧, 세상을 혼자서 살아가는(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아니하고)자율적인 생활능력의 체득은 극히 적게 밖에 이루어지질 아니하였을 것입니다.

부처님의 힘에 의해서 웅덩이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고 하는 기쁨은 있었겠지만 평생을 남에게 의지하지 아니하고 살아 나가는 자신감으로 가득찬 참다운 강한 생활력을 얻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전문가로서의 교사(어머니)는 이 부처님의 손가락과 같은 존재이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어린이들이 그들의 훌륭한 능력을 교사(어머니)의 손가락의 도움을 감지하지 못하고 그것을 자신의 능력으로 자신의 힘으로 갈고 닦아 쌓아올린 실력이라고 믿게 함으로써 유능감을 길러주고 싶습니다.

교사의 참다운 보람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어머니)는 이와 같은 부처님의 손가락과 같은 훌륭한 기술을 갖고 싶습니다. 시킴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아니하는 장면 속에 어린이들을 있게 하고 공부하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럴 때 비로소 미래의 행복을 창출하는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아니하고 홀로 살아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랄 것입니다. 이런 교사(어머니)야 말로 일급 교사(어머니)일 것입니다

이정재 <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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