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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중국·베트남 등에서 섬유를 수입하던 미국 바이어들 중 절반 이상이 수입선을 한국으로 전환할 생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는 뉴욕무역관과 북미지역본부가 지난 9일에서 10일 뉴욕 인근 바이어 123개사(원단 76개사, 의류 47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고 15일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한국제품을 수입하지 않는 바이어(55개사) 가운데 54.5%는 한국으로 수입선을 전환할 뜻이 있다고 밝혔으며 한국제품을 이미 수입하고 있는 바이어(68개사) 가운데 76.5%는 한국산 수입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한국으로 수입선을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이어의 비중을 품목별로 보면 원단이 58.3%, 의류가 51.6%로 원단쪽이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 수입을 더 늘리겠다고 응답한 바이어의 비율도 원단이 78.8%로 의류 68.8%에 비해 높았고 이들이 예상한 수입확대량 역시 원단쪽이 더 많았다.

응답 바이어 중 60.2%는 한미 FTA 협상 타결 사실을 알고 있었다.

바이어들은 한국산 원단으로 수입선을 전환하려는 이유로 관세철폐로 인한 가격인하, 좋은 품질과 고객 서비스, 시간 준수, 새롭고 독특한 제품 등을 꼽았다.

반면 미국 바이어들 대부분이 한국의 섬유류 생산설비가 대폭 축소된 현재 상태로는 신제품 개발이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한미 FTA 협정에 역외가공지역 관련 사항이 포함된 점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섬유류가 한국산으로 원산지 인정을 받을 경우 미국시장에서 한국 섬유산업의 가격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바이어들은 한국 섬유업계에 조언을 달라는 요청에 "한미 FTA 발효에 따른 가격인하를 저가 중국제품과의 경쟁은 물론, 부직포, 면 시트, 데님 원단 등 일본산이 장악하고 있는 고가 섬유류 시장에 진출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KOTRA 뉴욕 무역관 장용훈 차장은 "미국 바이어들의 한국산 섬유 관세 철폐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미국 섬유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대나무, 유기면(Organic Cotton) 등과 같은 환경친화 제품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