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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 한국 언론상황은 선진국인 미국·스위스와 비슷한 수준인 반면, 2006년 한국 정부는 민주화가 덜 된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언론규제를 시도하고 있다고 누군가 주장한다면 동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러한 주장을 편 곳은 다름 아닌 국제언론인협회(IPI, International Press Institute)라는 조직이다. IPI는 25일(한국시간) 전 세계 180개국을 대상으로 발표한 ‘2006년 세계언론자유보고서(2006 World Press Freedom Review)’ 중 한국 관련 부분에서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신문법 중 일부 조문에 대해 위헌판정을, 나머지 조문에 대해서는 합헌판정을 받은 것을 각각 긍정적, 부정적 뉴스로 꼽으면서 이같이 말했다.

IPI 연례보고서는 26일자 동아일보와 서울신문 세계일보 등이 보도했다. 이들 신문 중 IPI 보고서에 가장 큰 비중을 할애한 동아일보는 2면에 3단으로 게재한 <“한국, 민주주의 후진국식 언론 규제”>라는 기사에서 “한국 정부가 민주주의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언론규제를 시도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고 인용, 보도했다.

반면 서울신문과 세계일보는 각국별 보고서의 일부인 한국관련 리뷰는 짤막하게 소개하면서 IPI 메인보고서인 ‘2006 세계언론자유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언론인 100명이 피살됨으로써 ‘가장 야만적이고 잔인한 해’가 됐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01년 9월 10일 당시 민주당 이미경 의원이 발표한 정책보고서 ‘IPI와 한국언론의 관계, 그 숨은 진실을 밝힌다-IPI 특별조사단에 보내는 반론’을 보면 IPI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난다.

세계 최대 언론인단체인 국제기자연맹(IFJ) 에이든 화이트 사무총장은 지난달 13일 국정브리핑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6년간 한국 언론을 지켜봤지만 정부가 언론을 억압한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세계 언론자유 신장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는 IPI는 이에 앞서 1961년 민족일보 사건과 1964년 언론윤리법 파동, 1975년 동아일보 광고사태 등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에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언론자유활동을 펴기도 했다. IPI가 초심으로 돌아가 한국 언론상황에 대해 보다 냉철한 평가를 내려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