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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한중수교 15주년을 기념하여 ‘黃晴宜(Huang Qingyi, 황칭이) 중화전국부녀연합 부주석이 서울에 왔었다. 그는 한국 여성의 지위와 역할이 이렇게 놀랍도록 달라진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었다.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정책적 틀은 ‘여성정책기본계획‘이었다고 자신있게 답할 수 있었다.

정부가 앞으로 5년간 펼쳐야할 여성정책의 골격이 지난 5일 확정되었다. 이번에 확정된 제3차 여성정책기본계획은 향후 5년간 국가차원에서 추진할 여성정책 과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1998년부터 시작하여 지난 10년 동안 정부는 제1차, 제2차 여성정책기본계획을 통해 남녀차별을 없애고 여성발전에 대한 기본법을 만들고 고치며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국제적 흐름에 따라 UN이 제시한 성주류화 전략을 국가의 정책으로 제도화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시대문화는 일과 생활, 가정의 양립 원해

그동안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고, 가족 기능의 변화에 따른 돌봄 노동의 사회화 요구, 다양한 형태의 가족 출현과 결혼이주민의 증가 등으로 다양성과 차이에 대한 사회적 수용력은 증대하였다.

게다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커지고, 여성의 직업여건 변화, 일과 가정을 중시하는 선진국형 기업문화의 확산 등 익숙지 않은 정책 환경은 우리에게 보다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여성정책의 개발과 추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 부응해 이번 제3차 기본계획은 ‘지속 가능한 성 평등사회’를 그 비전으로 삼았다.

지금까지 제2차 여성정책기본계획은 실질적 양성평등의 구현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제3차 계획은 지속·가능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는 큰 틀에서 국가운영의 기조를 성평등적 관점에서 끌고 가겠다고 하는 의지의 반영이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제3차 기본계획은 일과 생활의 조화, 직장과 가정의 양립이라고 하는 정책수요에 맞는 정책과제들이 뚜렷하게 선정되었다. 아울러, 돌봄의 사회 분담을 강화하는 정책들은 그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

또한,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에 걸맞는 경제적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일자리 창출, 전문 직업 분야에 여성의 진출을 늘릴 수 있는 과제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제3차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하여 우리 부는 지난 1년여를 교육인적자원부, 보건복지부, 노동부 등 27개 부·처·청 등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숙의를 거듭하였다. 뿐만 아니라, 중앙과 지방의 전문가들의 자문, 여성가족정책 자문위원회, 공청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다.

▶변화 이끌어내기 위해 여성들이 먼저 앞장서야

앞으로 정부는 이러한 정책과제들을 실제로 결실을 맺도록 하기 위해 매년 시행계획과 추진실적을 여성정책조정회의에서 심의하는 한편, 기획예산처 등과 협의를 통해 정책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정부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다.

여성정책기본계획은 반짝이는 금으로 치장된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우리 여성들이 스스로 일구어나갈 일거리들이 산적해 있고, 이 땅에 새로운 사회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먼저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