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새 국새의 비밀!
받침에서 인궤까지 장인의 혼
숨쉬는 한국 전통예술의 진수
입력시간 : 2008. 01.30. 00:00확대축소


대한민국 제4대 국새.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새’는 우리나라 최고 전통 공예의 결정품이다.

글씨체는 훈민정음체를 사용하고 모형은 봉황이다. 민홍규씨를 총괄책임자로한 국새 제작단은 진흙거푸집을 사용한 전통적 방식을 재현했다. 새 국새는 전통방식에 따라 주물로 제작됐지만 조각같은 아름다움을 간직했다는 평가다.

국새는 헌법공포문 전문, 훈·포장증, 중요 외교문서 등에 날인되는 나라의 인장으로 대통령령인 ‘국새규정’에 근거하여 사용된다.

이번 국새 제작이 과거와 다른 점은 국새 의장품 16종도 함께 제작했다는 점이다. 매듭, 자수, 침선, 칠, 소목, 배첩, 두석, 칠피, 종이배접 등 해당 분야 최고의 장인들이 혼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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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를 위해 금실을 이용한 것은 물론 한 땀 한 땀을 위해 바늘귀에 실을 꿸 때도 침 대신 밀납을 이용할 정도로 숨은 정성과 장인의 혼이 깃들었다. 국새 제작과정에 숨은 정성과 전문가들의 솜씨를 소개한다.

국새의 틀이 된 진흙 거푸집은 고령토를 중심으로 전국 각지의 가장 좋은 흙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려 제작됐다. 9개 명소의 흙은 국민 화합과 한반도 기운을 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국새 거푸집을 만들 때는 전국 9개 명소의 흙을 사용했다.

△서울 북한산 △강원 설악산 △충남 계룡산 △충북 속리산 △경북 봉황산 △경남 산청 △전북 내장산 △전남 월출산 △제주도 한라산의 흙이 최고의 거푸집을 이뤄냈다.

거푸집에 사용된 백토는 1700℃ 이상의 고온에서도 견디는 높은 내화도를 지녔으며, 황토는 점성이 강하기 때문에 형태를 유지시켜 준다. 바위가 부식돼 만들어진 자토는 산화철 성분이 강하다. 녹토는 식물 뿌리가 썩은 흙으로 점성이 좋아 보강재로 사용됐다.

국새를 놓는 받침인 석(席)은 겉보기에는 비단 같지만 한지 200장을 1800겹으로 접은 것이다. 한지는 안동과 전주에서 외발뜨기를 해 만든 향장지와 완지를 사용했다.

골격에 풀을 바른 후 종이를 한 장 붙인 다음 발로 밟아 고르게 편 후 망궁이 붓으로 두드려 접착이 잘되게 했다. 응달에서 자연바람을 이용해 건조될 때까지 기다린 후 다시 한 장을 붙이는 과정으로 하루에 5장 정도 겹쳐 붙일 수 있었다.

5~10장 정도 겹쳐 붙이고 나면 다듬이질을 해서 한지의 섬유질과 섬유질을 이어 줘 튼튼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작업은 ‘한지로 만든 석을 썼다’는 기록을 근거로 복원한 것이다. 석을 제작한 전통한지 공예가 김혜미자 교수는 “지천년 견오백(紙千年 絹五百)이란 말이 있듯 한지로 만든 방석 속은 솜이나 천보다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 오래 가도 뒤틀리거나 뭉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새를 담는 인궤 작업에는 소병진 소목명장, 박성규 칠피명장, 작문열 중요무형문화재 두석장, 홍종진 충북무형문화재 배첩장, 엄익평 서울시무형문화재 옥장 등 각 분야 최고 전문가가 참여했다.

나무틀인 백골을 제작한 소병진 명장은 200년 전 전주 사찰에 사용했던 춘향목을 사용했고, 과피는 철갑상어가죽, 뉴 조작은 ‘춘천옥’을 사용했다. 가죽에 칠은 모두 여덟 번에 걸쳐 이뤄졌는데 네 번에 걸쳐 묽은 농도로 칠해 가죽의 기공 사이를 메워 변형을 막고, 여덟 번째까지 색을 넣고 광택을 냈다.

가죽 가공도 전통적인 방식을 이용했다. 상어가죽 가공은 단단한 외피를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바꾸면서도 붙어 있는 철갑비늘을 살려야 하는 모순된 작업이다. 상어가죽에 닭똥, 쌀겨, 생석회를 이용하는 데 소가죽과 달리 상어가죽에는 독소를 빨아들이는 닭똥의 비율을 높게 해야 한다.

특히 이번 작업에 사용한 120Cm 철갑상어 가죽은 박성규 칠피 명장이 두 달 동안 전국의 어시장을 모두 찾아 헤맨 끝에 찾아낸 것이다.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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