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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가면 우선 호텔이 웅장함을 알 수 있다. 우리보다 못한 동남아의 경우 보통 작은 호텔이 500실, 크다 하면 1,000실이다. 광주의 경우 평균 55실 정도로 너무 빈약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중앙공원에 특급 호텔을 유치한다는 것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잘한 일이다.

광주시의 특급호텔 유치 추진은 지난 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임동 구 전남고 부지를 적지로 정하고 대우그룹을 상대로 유치 전을 펼쳤으나 대우그룹이 몰락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치렀지만, 월드컵 일부 팀이 광주에서 숙박을 하지 않고 인근 도시에서 머물다 오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일부 팀은 침대매트리스를 공수해 왔으며 한국의 히딩크 사단도 8강전에 승리하고도 지친 몸을 이끌고 서울로 돌아 가버렸다. 외국응원단이나 관광객들이 제대로 잘 곳이 없었으며, 더구나 호텔료가 지나치게 비싸 타도에서 숙박하는 신세가 되었다. 이는 대형 호텔이 없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특급호텔이 없어 아시아개발은행 총회 유치도 무산되었으며, 오케스트라단 등 외국의 예술단들이 공연을 하려해도 단원들이 함께 묵을 호텔이 없어 취소되었다.

2003년 중국 광저우에서 들어오려고 했지만, 호텔을 구하지 못해 포기하고 말았다. 이번 특급호텔 부지로 선정된 중앙공원은 김대중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순환도로로 연결될 경우 7분 거리에 있으며, 공항. 역. 터미널 등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월드컵 경기장내 시설과 연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생태 공원에 풍암저수지까지 있어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은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특급호텔이 들어선다면 대대적으로 환영한다. 어느 나라나 특급호텔 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고, 반대한다는 것은 광주시의 수준이 아직 국제화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급호텔에 대한 의견을 나누다보면, 호텔을 조그만 여관으로 착각하고 있다. 호텔은 잠자는 곳만이 아닌 시민들과 함께 하는 공간으로 비록 민간인이 투자했지만, 사립대학과 같이 공공기관으로 보아야 한다. 호텔은 고용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부수적으로 발생되는 수익은 어마 어마하다. 특급호텔은 주변 환경과 어울리기 때문에 공원 내에 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호텔은 수요만 있으면 민간인이 얼마든지 투자하기 때문에 광주시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도시계획을 할 때는 학교부지가 필요하듯이 호텔도 반드시 필요하다. 호텔은 광주시가 적극 나서야 가능하지, 구조적으로 민간인이 나서서 할 수 있는 조건이 되어 있지 않다. 일반 시민들은 특급호텔이 몸에 와 닿지 않기 때문에 절박한 줄 모른다.

어떤 사람은 호텔이 부족하면 여관을 사용해도 된다는 말을 한다. 국내 고급관광객이나, 외국 관광객을 유치해놓고 여관을 사용한다는 것은 관광산업을 모르고 한 이야기다. 호텔은 종합관광호텔인 특급호텔과 객실전용의 비즈니스호텔인 중저가호텔이 있어야 한다. 특급호텔만 있고 중저가호텔이 없으면 효용면에 떨어진다.

광주는 객실이 부족하다 보니 중저가호텔이면서 특급호텔 요금를 받기 때문에 외면하고 있다. 특급호텔은 접근성 다음으로 저수지나 호수 등 함께 어울려야 하는데, 중앙공원은 그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급호텔 건립은 광주의 미래를 내다보고 있으므로, 염두에 둘 것은 몇몇 사람의 반대에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강원구 <수석 논설위원. 전국시도관광협회 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