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과 의존의 조화
입력시간 : 2008. 07.31. 00:00확대축소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서 스스로 독립된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 기간은 얼마나 될까?

이것은 동물의 그것에 비해서는 길 것임에 틀림이 없다. 보통 동물의 경우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2-3년 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스스로 먹이를 찾을 수 있는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 이에 비해 훨씬 많은 기간의 독립을 위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게 된다.

인간의 독립에 필요한 기간은 종족에 따라 또 달라지며, 그 내용이나 방법도 매우 상이하다.

1970년대에 앵글로섹슨계, 인디언과 흑인들, 남미계, 한국인 등 동양계 학생들의 학습 방법을 연구한 미국의 학자들은 이들 사이에 인지적 발달과 인지능력의 스타일 및 독립의 시점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현장 독립적인 모형(field-independent style)과 현장 의존적인 모형(field-dependent style)으로 설명될 수 있다. 앵글로색슨계 자녀들이 현장 독립적인 모형에 속하고, 인디언과 동양계 학생들이 현장 의존적인 모형에 속한다고 이들은 주장하였다.

앵글로섹슨계 자녀들의 교육적인 전통은 독립적인 경향이 강하고 독립된 생활을 위한 준비의 기간도 짧은 편이다. 이들의 성향 및 학습 방법을 살펴보면 이것은 더욱 명확해 진다.

우선 이들은 과제 지향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 파브르나 에디슨, 아인쉬타인 등에서 찾을 수 있듯이 이들은 스스로 문제를 찾고 그것의 해결 방법 및 내용도 자기의 계획에 따른다.

이로 인해 그들은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룬다. 또한 주위의 사회적 상황에 대하여 비교적 무관심하다. 이러한 성향은 추상적인 사고력을 강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의 문제 해결에는 내부 지향적인 성취동기가 매우 크게 작용된다.

이에 반해 인디언이나 동양계 학생들은 학습의 성향이나 방법에서 있어서 다분히 의존적인 경향이 강하므로 독립된 생활을 위한 준비 기간도 긴 편이다.

또한 의존성이 강하여 개인적인 활동보다는 집단 활동을 선호한다. 그들의 힘은 집단을 형성할 때 더욱 커지고 집단에 대한 의식 또한 유달리 강하다. 개인의 권리보다는 집단의 권리를 우선 생각하고 개인은 집단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고가 팽배해 있다.

그리고 학습에 있어서는 미리 구조화된 과제에 의한 활동으로 진행된다. 문제의 발아에서부터 학습내용, 방법 등은 이미 교사에 의해 제시되고 학생들은 충실하게 그 주어진 문제만을 해결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외부적으로 자극된 동기가 크게 작용된다.

현장 독립적인 모형과 현장 의존적인 모형은 학교 교육에 그대로 반영된다. 그리고 이러한 전통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교육과정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하다.

앵글로섹슨 계통의 학교에서는 주로 발견학습, 토의 학습, 개인 학습을 선호한다. 영구이나 미국의 학교를 방문했을 때 느끼는 것이지만 수업 시간에는 매우 역동적이고 활기차며 학생들은 모두가 나름대로의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앵글로섹슨계의 학생들은 매우 어수선하고 사고가 자유 분방하며 창의적이며 비판적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를 비롯한 동양계 학교의 경우는 수업시간에는 오히려 정적이고 쉬는 시간이 동적이다. 학생들은 누군가에게 집중해 있으며 그것을 따라하기에 바쁘다. 동양계 학교에서는 주고 집단 학습이나 강의법에 의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학습 성향은 학생들에게 조용한 분위기에서 높은 기억력을 선사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학습에 수동적이며 고정적인 사고 방식의 부적 성향을 키워왔다.

결국 의존이냐 독립이냐의 문제는 무엇이 좋고 나쁘다는 것이 아닌 의존과 독립에서의 긍정적이며 효과적인 성향을 고루 찾아 적용해 보는 데에 있는 것이다. 이미 의존이 강한 학생들에게 독립적인 성향이 옳으므로 그것을 추구하라고 한들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이며, 독립적인 성향이 강한 학생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계획적인 학습을 시킨들 또 어떤 효과가 있겠는가?

‘너무 의존적이다. 또는 너무 독립적이다.’고 다그치기보다는 의전과 독립적인 성향을 면밀히 분석하여 이에 알맞은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한다면 결국 서로의 성향에서의 장점을 살려 보다 효과적인 교육을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정재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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