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운석, 청강의 세상이야기 2편 | 바닷물이 짠 이유
세 아들, 세 딸 이야기
| | | 입력시간 : 2013. 02.02. 00:00 |   |
◇ 바닷물이 짠 이유
소금 만드는 맷돌 멈추는 법 모른 채 水葬돼
옛날 옛날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부산에서 전해 내려온 이야기이다. 어느 겨울날, 노인이 맷돌을 지고 얼마를 걸어가다 보니 날이 저물었다. 그래 제일 가까운 집을 찾아가 하룻밤을 유하자고 했다.
그러나 그 집 뚝쇠 영감은 나가라고 두들겨 쫓았다. 이 노인은 추워서 그만 넘어진 채 얼어붙었다. 이 동리에서 제일 가난하게 살고 있는 만복이가 형님 집에서 쌀을 얻어가지고 오는 길에, 노인이 쓰러진 것을 보고 불쌍히 생각하여 따뜻한 방에 누이고 간호를 하니 노인은 살아났다.
며칠 후 노인이 떠나면서 “맷돌은 훌륭한 사람을 만나면 주려고 갖고 다녔는데, 당신 같은 훌륭한 분은 처음 보았소” 하며 맷돌의 사용방법을 가르쳐주고 맷돌도 놓고 갔다.
그 맷돌을 돌리니 사람이 나와 큰 대궐집을 지었다. 또 “보석이 나와라” 하면 보석이 나왔다. 그리하여 쌀을 나오라 해서 그 쌀을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그래서 만복이는 부자가 되었고, 사람들에게도 칭찬을 받았다.
그것을 알게 된 뚝쇠 영감이 하루는 거지를 모두 모아 크게 잔치를 베풀었다. 이같이 하면 거지들이 맷돌이라도 주지 않을까 해서 그랬던 것이다. 거지들이, 벌인 잔치를 다 먹고 가려고 하자, 뚝쇠 영감은 화가 나서 맷돌이라도 내놓고 가라고 고함을 쳤다.
거지들이 영문을 몰라 하니, 마구 거지들을 두들겨주었다. 어찌하면 만복이네 같은 맷돌을 구할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맷돌을 구할 길이 없어 최후의 수단으로 만복이네 맷돌을 훔치기로 하였다.
그래서 맷돌을 훔친 뚝쇠 영감은 동네에서 쓰면 들킬까봐 맷돌을 배에 싣고 멀리 바다를 건너가 살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배를 타고 동해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뚝쇠 영감은 빨리 맷돌을 돌려보고 싶었다.
바다 복판이기도 해서 소금이 나오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생각한 뚝쇠 영감은 소금을 나오라고 했다. 소금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맷돌을 멎게 하는가를 몰랐다. 그래서 나중에는 소금이 너무 많이 나와 파묻히고 배도 소금에 파묻혀 가라앉게 되었다. 지금도 바다 밑에서는 그 맷돌이 멈추지 않고 돌기 때문에 바닷물이 짜다고 한다.
◇세 아들, 세 딸 이야기
우둔함엔 약이 없고, 겸손함엔 복이 따르느니…
옛날 옛적에 바보 3형제가 살고 있었다. 첫째는 먹는 것이라면 배가 터져도 동여매고도 먹고, 둘째는 기력이 항우라 하고, 셋째는 무엇이든지 잘 잊어먹고 언제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도무지 모르는 놈이었다.
하루는 3형제가 밥을 싸가지고 장 구경을 갔다. 첫째는 밥이 먹고 싶어도 기운이 센 둘째가 좀 더 가서 먹자고 하기 때문에 더 말도 못하고 갔다. 한참 가다 보니 첫째는 조금 뒤에 처지게 되었다.
첫째가 떨어져 가다 보니 벌집이 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벌집에선 꿀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급한 김에 바위에 의지하고 벌집 속에 머리를 쑤셔박고는 정신없이 꿀을 먹었다. 벌들이 들입다 얼굴을 쏴도 아랑곳이 없었다. 그놈은 대가리가 깨져도 먹는 놈이었다. 너희들은 쏴라 나는 먹겠다면서 배가 불룩하도록 먹고 나니, 머리통이 부어서 빠지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동생들이 형이 안 와서 형을 부르며 뒤돌아오니까 형이 벌집에서 머리를 빼내느라고 낑낑대고 있었다. 그래 힘이 장사인 둘째가 잡아당기면 빠질까 하여 쭉 잡아당겼다. 그러니까 머리는 바위 속에 박힌 채 몸뚱어리만 빠져나왔다. 이걸 보고 있던 셋째 놈이 “형님이 옛날에 머리가 있었던가? 없었던가?” 하고 묻고 있었다.
한데, 옛날에 가난한 집 딸 3형제는 이러했다. 딸들이 과년해지자 아버지가 묻기를, 어느 곳으로 시집들을 가겠느냐고 하니 첫째딸과 둘째딸은 돈 많은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셋째딸은 “우리가 이렇게 가난한 가정에 태어나 이렇게까지 오래도록 살았는데 우리에게 무슨 복이 있다고 부잣집으로 시집갈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셋째딸은 매사에 영글고 칼로 벤 듯 맵고 하여, 부모는 얘가 어딜 가도 먹고 살 것이라고 했다. 소원대로 첫째딸과 둘째딸은 부잣집으로 시집을 보내고, 셋째딸만은 일부러 숯 굽는 산속의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보냈다. 친정의 늙으신 아버지가 고생하는 정경이 눈에 선하나 셋째딸은 가보고 싶어도 워낙 찢어지게 가난해 가질 못하고, 언니들은 저희들 사는 재미에 가볼 생각도 안했다.
그러나 막내동생은 언니들 원망을 조금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하루는 친정 생각을 골몰히 하고 있는데, 조그만 옹달샘에서 서광이 비쳤다. 그리 가 보았더니 물속이 환히 보이는데, 그 속에는 금덩이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셋째딸은 당황하지 않고 한 덩이씩 떼어 장에 갖다 팔아 부자가 되어 친정 부모님을 모셔다가 잘 봉양을 했다. 그래서 언니들은 질투가 나서 숯장수에게 시집 못간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고운석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
칼럼/시사/논평/이슈 |
 |
| |
|
지역행사 소식 |
 |
| |
|
무료광고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