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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농업기술원은 곤충의 기능성을 연구해 가축과 양식어류의 사료화, 독을 이용한 신약개발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축 및 양식어류 사료용 곤충의 경우 거저리류 2종, 귀뚜라미, 동에 등애 등 총 4종을 활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신약개발을 위해 독을 갖고 있는 지네, 전갈, 벌 등을 이용, 대량사육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산업화해 농가소득원으로 키워갈 방침이다.

현재 전남도내 곤충사육농가는 총 71호로 전국대비 2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함평, 영암 등 8개 시군에서 10여종의 곤충과 수서생물 등을 기르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 김선곤 박사는 “곤충을 단순히 기르고 판매하는 데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해 경쟁력 있는 농업경영체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곤충은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농업의 블루오션으로,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농업의 범위가 식품과 종자분야 뿐만 아니라 바이오 에너지와 바이오 의약품 등으로까지 넓어지면서 ‘6차+α’ 산업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농업이 생명기술(BT), 나노기술(NT), 정보기술(IT) 등 첨단기술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기능성 식품, 신소재, 의약품, 바이오에너지 기술의 창구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옥수수 수염에서 항암물질인 ‘메이신’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음료수로 시판한지가 오래됐고 누에에서 뽑아낸 실크 단백질을 원료로 한 인공 고막과 인공 뼈도 등장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복제에 성공한 장기이식용 형질전환 미니돼지 ‘지노’도 축산과 바이오 공학의 융·복합이 만들어 낸 산물이다.

전남에서도 농수산업을 첨단기술과 연계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만드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초와 울금, 어성초 등 지역 특산 식물자원을 활용한 기능성 식품과 화장품 원료가 이미 출시돼 있다. 전남도는 이밖에도 함초, 천일염 등 지역 부존자원을 세계적 명품으로 육성하기 위한 향토산업을 현재 18개소에서 2014년까지 40개소로 늘릴 방침이다.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해남지소가 2년여 동안의 연구를 거쳐 개발한 신품종인 ‘전남 슈퍼김 1호’는 성공 모델이다. 지난해 CJ제일제당과 원초를 활용한 신제품 생산에 들어가 55억원 가량의 소득을 올렸고 올해 들어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조류 품종보호 출원을 마치고 배타적인 상업적 독점권을 확보했다. 매년 일본에서 수입하는 종자 20%의 수입 대체효과도 크다.

농업의 융·복합화로 부가가치가 높아지면서 연간 소득이 1억원을 넘는 억대 부농 수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남지역의 억대 부농은 2753명으로 1년 만에 37%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일반 농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친환경농업으로 부농을 일군 사람은 942명으로 전년(575명)에 비해 63.8%나 급증했다.

발상의 전환으로 억대 부농의 꿈을 이룬 영광의 ‘귀뚜리랑 개구리랑’ 대표 김종필씨(44)가 대표적이다. 김씨는 거미 등 모든 곤충의 먹이가 되는 귀뚜라미와 밀웜(갈색쌀거저리)을 키워 3년만에 억대 부농의 꿈을 이뤘다. 곤충들의 먹이가 되는 곤충이야말로 틈새시장이라고 판단해 반복되는 실패를 거쳐 적정한 온도와 습도의 사육기술을 개발해 국내 ‘먹이곤충’분야의 개척자로 우뚝 섰다.

지금은 먹이곤충을 사료화하는 사업에까지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어분 등 한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수입 사료를 곤충을 첨가물로 활용한 국산 배합사료로 대체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15년만에 귀농해 처음에는 곤충사육에 나섰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것을 확인하고 먹이곤충으로 눈을 돌렸다”며 “단순히 생산에만 그치지 않고 서울대공원 등을 대상으로 한 타깃 마케팅에 힘쓴 것도 성공 비결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농업을 굳이 6차 산업이란 거창한 말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조금만 눈을 돌리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활용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