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얼마 전부터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기사가 자주 나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병설이 나오기도 하고, 건강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등, 모종의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등, 북측의 해외 공관장들에게 대기 명령이 내려 졌다는 등, 일본 언론의 보도를 인용하여 갖가지 추측 기사들이 헤드라인으로 우리들에게 전달될 때가 많다.

그가 공식 석상에만 나오지 않아도 갖가지 루머가 만들어지고, 금방이라도 무슨 정변이 일어날 것처럼 매스컴들이 요란을 부리고 있는것이다.

북한의 체제는 세습정치로서 현대 민주주의에서는 일고의 가치가 없는 정치제도이기에 관심이나 연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공산주의의 종주국인 구소련이 무너지고, 그들의 동맹국이던 동부 유럽 국가들이나 중국마저도 공산주의의 빙산이 침몰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한의 체제는 공산국가 중에서도 유일한 가계 세습제도 이기에 지구상에서 가장 패습적이고 폐쇄적인 정치체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요즘 그들은 핵 재가동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6자 회담 국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아마도 그들의 요구사항이 불충분하다는 이유인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국제적 이목을 집중시키려는 자기 과시의 심리를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설령 그들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가정해 보자. 하지만 그것을 쓸 수 있는 창구는 있을 수 없다. 그들은 지금 자기들의 내부 모순을 감추기 위한 제스처를 부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평소에도 식량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들이 세계적인 경기불황에서 핵무기 만들기에 여념이 없기 보다는 식량난에 굶주리고 있는 아사(餓死) 직전의 주민들을 돌봐야할 처지이다. 만일 그들이 아사 직전의 주민들을 모른 체 한다면 그들의 정치 세력들은 인간 이하의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사실 북측의 존재는 국제무대에서 매우 미미한 존재이다. 다만 21세기의 시점에서 폐쇄적이고 쇄국적인 1인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신통할 뿐이다. 그리고 전쟁 무기 생산 산업을 일반 공산품 산업보다 우선시하고 있을 뿐, 경제력이나 정치체제나 문화면이나 학술 면 등에서 어느 것 하나 눈여겨 볼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으며 지하자원 역시 석탄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광물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그들은 식량 부족 국가로서 매년 120만 톤 이상을 외국으로부터 수입 내지 원조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미국과 일본 등 강대국들을 상대하여 핵 시설 재가동이란 명분으로 초강수를 놓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두려울 것도 겁낼 일도 아니다. 부풀어 있는 속 빈 강정 정도로 생각해 두면 적당할 것이다. 지난 17일 워싱톤에서 열린 제 40차 한미 안보 협의회(SCM)에 참석한 이상희 국방부장관이 옳은 말을 한 것 같다.

왈(曰),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과의 회견에서 김정일 위원장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것은 김 위원장의 버릇을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장관의 말대로 김정일 위원장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일 필요는 없다. 그들의 실체는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권이나 안보 당국에서는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지만, 일반국민들에게는 짜증스러운 보도가 될 뿐이다. 그는 언제나 허구와 속임수를 써 왔기 때문이다.

서길웅 <서강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