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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포기하기 쉬운 4기 위암환자일지라도 만약 암세포가 간 일부에만 전이된 상태라면 위와 간을 동시에 잘라내는 외과적 수술을 받는 게 생존율 연장에 도움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연구팀(노성훈·정현철·라선영·전성하)은 지난 95년부터2005년까지 위암진단을 받은 1만259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적조사를 하면서 간에만 암세포가 전이돼 간과 위 일부를 동시에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41명을 분석한 결과 위만 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사망 위험도가 64%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종양학 연보(Annals of Oncology)’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위암의 경우 암세포가 인근 장기로 번진 4기 환자들은 항암 약물요법 등으로 전신적 치료를 해도 6~9개월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

특히 암세포가 간에 전이된 경우 전신에 암이 퍼진 것으로 보고 항암 약물요법에만 의존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번 분석결과를 보면 위와 간을 모두 수술받은 환자의 1년 생존율과 3년 생존율은 각각 75%, 32%로 높은 편이었으며, 완치에 가까운 것으로 보는 5년 생존율도 21%에 달했다.

반면 위만 절제한 환자는 1년 생존율이 29.4%로 낮았으며, 3년 이상 생존한 사람이 아예 없었다.

그렇다고 모든 위암환자에게 이 같은 수술법 적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위암 세포가 간 이외의 장기까지 퍼졌거나 간 전체에 암세포가 전이돼 암덩어리를 잘라내고 남은 간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라면 수술 치료가 크게 도움되지 못한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는 암세포들이 혈액을 통해 광범위하게 퍼질 경우 모든 장기를 절제할 수 없는데다 절제한다고 해도 보이지 않는 암세포들이 몸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암세포들이 위장막을 뚫고 복막에 씨앗을 뿌리듯 퍼지는 복막 전이도 전이된 조직을 모두 절제하는 것은 힘들다고 의료진은 덧붙였다.

세브란스병원 암센터 노성훈 원장은 “간 일부에만 암세포가 전이된 위암은 두 장기의 암세포를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절제술이 효과적”이라며 “충분한 수술적 경험과 임상적 자료가 있는 전문기관에서 수술을 받고 재발방지를 위한 항암요법을 병행한다면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