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북한이 결국 개성관광 중단, 개성공단 인력철수, 경의선 남북철도운행 중지, 군사분계선 통행제한 등 대남 강경조치를 취하여 2006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형성된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는 북한이 남북간의 합의를 파기하는 것으로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북한의 태도변화를 먼저 요구하면서 지금 와서 그 동안 원칙을 갖고 추진해 온 대북정책의 기조를 바꿀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현 정부는 "대북정책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북한에 끌려 다니던 잘못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불가피한 조정 기이므로 지금상황에서 대북정책을 수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서로의 이념이나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누구도 다른 쪽의 일방적 공세에 꺾이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남북이 다시 과거와 같은 냉전의 시대로 돌아가겠다면 모르되 상호 교류협력과 미래의 공존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어느 한쪽이 좀 더 어른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는 현정부가 북한에 경직적인 입장을 보여 온 보수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개신교계 인사들조차도 최근 정부의 대북정책에 관하여 강행하기보다는 북핵의 폐기와 미·일-북 수교, 경제협력과 평화체제 정착 등에 관하여 좀 더 유연하고 포괄적인 정책을 균형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최근 발간한 글로벌 트랜드 2025-변화된 세상 보고서에서 “한반도는 2025년에 통일 또는 느슨한 형태의 연방제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남북관계에 있어 양쪽이 대등하지 못한 것이 분명한 이상 우리는 이미 한계점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북한정권과 평행선을 달리는 대결구도가 아니라 우리 체제의 우수성과 월등한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포용정책으로 북한을 껴안아 변화를 유도하여 북한의 개혁·개방·개발정책을 우리가 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대북관계의 악화는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정책에 말려들 우려도 없지 않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국가정책은 항상 유연성을 가져야 하고, 국가와 민족의 운명이 걸린 대북정책은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강경조치를 하루속히 철회하여야 하고, 모든 면에서 북한보다 월등한 지위에 있는 우리 정부는 한걸음 먼저 양보하여 물밑접촉을 시도하여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여 머지 않은 장래에 우리의 힘으로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내기 위한 창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통 큰 대북정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남북경제교류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라는 끈마저도 끊을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하승완 <조선대 법대교수.변호사.전 보성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