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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 이서면 물염정은 그 주위 경관이 빼어나기도 하지만 물염정 내부에 게시된 시문의 주인공이 옛 조선시대의 '고위고관' 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물염정 보존위원회 나영채 회장은 이 한자로 된 시문을 한글로 번역해서 관광객의 눈에 띄게 해야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시를 써서 게액한 12명의 고위고관들의 주인공을 지난주에 이어 6명을 차례로 소개한다.(편집자 주)

◆한말의 의병장 영의정 추증 송병선(宋秉璿)

송병선 宋秉璿 1836(헌종 2)~1905(광무 9) 구한국 말의 충신. 자는 화옥(華玉), 호는 연재(淵齋), 시호는 문충(文忠), 본관은 은진, 면수(勉洙)의 아들로 태어났다.

우암(尤庵) 송시열(宋時烈)의 9대손. 제주(祭酒)의 벼슬을 거쳐 서연관(書筵官)에 피임, 벼슬이 참판? 대사헌에 이르렀다. 평소에 충직한 성품이라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으며, 의관을 양복으로 고치는 것을 극력 반대하였고,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매 수일간 단식을 감행, 왕으로부터 시정개선과 대일경계의 약속을 듣고 물러나왔다.

그 뒤 다시 왕께 상소하러 가다가 경무사(警務使) 윤철규(尹喆圭)에게 속아 일본 헌병대에 인계되고, 대전 석남촌(石南村) 고향으로 강제 이송되니 망국의 울분을 참을 길 없어 북쪽을 향하여 네 번 절하고 음독 자살했다. 죽은 뒤 의정(의정)에 추증되었다. 1962년 3월 1일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 단장을 받았다.

◆이정구 아들, 도승지와 대제학 이명한(李明漢)

이명한 李明漢 1595(선조 28)~1645(인조 23) 이조 중기의 문신. 자는 천장(天章), 호는 백주(白洲), 시호는 문정(文靖), 본관은 연안(延安), 정구의(廷龜)의 아들. 1616년(광해군 8) 문과에 급제, 정자(正字) .전적(典籍) .공조좌랑을 지내고 폐모론 때 참여치 않아 파면되었다가 인조반정 후, 명문의 자제라 하여 경연 시독관(經筵侍讀官)으로 임명되었다.

이괄(李适)의 난 때 왕을 공주(公州)로 모시고 8도(道)에 보내는 교서(敎書)를 이식(李植)과 더불어 지었으며, 고향에서 어머님 병환을 시중들고 있다가 병자호란을 당하자 남한산성에 피란한 왕을 모시고자 했다.

그러나 길이 막혔다는 소식을 듣고 그 길로 병중의 어머니를 모시고 묘사(廟社)가 있는 강도(江都)로 갔으나 강도가 함락되매 다시 교동(喬桐)으로 피란했으며, 난리 중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이후 한동에 관직에서 물러나 있었으나, 후에 강원감사(江原監司) . 한성우윤(漢城右尹). 대사헌(大司憲)을 거쳐 도승지(都承旨)로서 대제학(大提學)을 겸직하였다.

1642년(인조 20) 특히 이조판서에 올랐으며 1645년 예조판서로 죽었다. 인품이 온유하고 성리학에 밝았으며 시(詩)와 글씨에도 뛰어났는데 특히 글씨는 이름이 당, 송(唐宋) 명가(名家)들에게도 알려졌다.

◆탕평책을 반대한 우의정 민진원( 閔鎭遠)

민진원 閔鎭遠 1664(현종 5)~1736(영조 12) 이조 영조 때의 노론(老論)의 거두. 자는 성유(聖猷), 호는 단암(丹巖), 시호는 문충(文忠), 본관은 여흥(驪興), 유중(維重)의 아들로 태어났다.

1697년(숙종 23)에 중시(重試)에 급제, 1721년(경종 1)에 부제조(副提調)로서 당화(黨禍)를 만나 성주(星州)에 귀양, 1725년에 우상(右相)이 되어 소론 관련자를 삭훈(削勳)하다가 정삼석(鄭三錫)이 임금께 고하여 원주로 귀양갔다.

1728년 귀양에서 풀려 소론(少論) 이광좌(李光佐)와 싸웠고, 탕평책(蕩平策)을 반대했다. 글도 잘 썼다. 저서로는 연행록(燕行錄). 단암주의(丹巖奏議) 등 10권 [유칠] 송담서원비(松潭書院碑-강릉소재). 검열오희도비(檢閱吳希道碑) 등이다.

◆영의정 김수항의 아들, 대학자 김창흡(金昌翕)

김창흡 金昌翕 1653(효종 4)~1722(경종 2) 이조 숙종 때의 학자. 자는 자익(子益), 호는 삼연(三淵), 시호는 문강(文康), 영의정 수항(壽恒)의 아들, 창집(昌集)의 아우. 15세 때 정관재(靜觀齋) 이단상(李端相)에게서 수학하고 진사에 합격하였으나 이후 모든 벼슬을 사퇴하였다.

성리학에 능하여 형 농암(農巖) 김창협과 더불어 이름이 있어, 형제가 다 율곡 이후의 대학자로 그들의 덕업(德業)과 명성이 높았다. 1689(숙종 15)에 송시열(宋時烈)과 함께 화를 입었으며 1721년(경종 1)에 연잉군(延?君)을 세제(世弟)로 받들다가 절도에 유배된 형 창집의 일로 심뇌 끝에 이듬해에 죽었다.

영조 때 이조판서에 추증(追贈)되었다. 저서로는 삼연집(三淵集)이 있다.

◆김상헌과 함께 척화파 대시인 이식(李植)

이식 李植 1584(선조 17)~1647(인조 25) 이조 인조 때의 명신. 자는 여고(汝固), 호는 택당(澤堂), 시호는 문정(文靖), 본관은 덕수(德水), 좌상(左相) 행(荇)의 현손(玄孫).

1610년(광해 2) 문과에 급제, 1617년 선전관이 되었으나 때마침 폐모론(廢母論)이 일어나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있다가 인조반정(1623) 때 이조좌랑(吏曹佐郞)이 되고, 대사간(大司諫) 때에 여러 실정(失政)을 논박, 수차의 좌천을 겪었다.

병자호란 때는 임금을 따라 남한(南漢)에 이르렀으나 다른 대신들과 논쟁을 거듭, 어머니의 위독함을 전해 듣고 보고를 올리고 고향에 갔을 때 다른 대신들은 이것을 그가 도피한 것이라고 상소하여 척출될 뻔했으나 진상이 곧 밝혀졌다.

1642년(인조 20) 청나라에서는 식이 김상헌(金尙憲) 등과 합심하여 주화(主和)를 배척한다 하여 붙잡아 갔으며, 돌아올 때 다시 의주(義州)에서 구치(拘置) 되었으나 탈주해 돌아왔다. 벼슬은 대사헌(大司憲)? 형조판서? 이조판서에 이르렀다.

◆척화파의 대시인 권필 (權?)

권필 權? 1569(선조 2)~1612(광해군 4) 이조 광해군 때의 현유(賢儒). 자는 여장(汝章), 호는 석주(石洲), 본관은 안동, 습재(習齋) 벽(擘)의 아들. 동몽교관(童蒙敎官)이 되었다가 예조(禮曹)에게 참예(參詣)하라 하자 벼슬을 버리고, 강화(江華)에 가서 많은 사람들을 가르쳤다. 시재(詩才)가 뛰어나 선조는 그의 시 몇 편을 보고 찬탄하여 항상 서안(書案)에 두었다. 당시에 권신 이이첨(李爾瞻)이 교유(交遊)할 것을 간청하였으나 끝까지 거절하였고, 임진왜란 때에 구용(具容)과 함께 왕 앞에 나가 주화(主和)하는 2상신의 목을 베라고 요청하였으므로 많은 사람의 지탄을 받았다.

광해군의 비(妃)인 유(柳)씨의 척리들의 세력을 궁유시(宮柳詩)로 풍자하였으므로 경원부(慶源府)로 귀양가는 도중 동대문 밖에서 동정으로 주는 술을 마시고 죽었다.

그 형 도(韜)도 연좌되어 해남(海南)으로 귀양갔다. 인조반정 후에 사헌부지평(司憲府持平)에 추증되었다. 작품으로는 석주집(石洲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