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요즘 국제정치의 최대 화두는 미국의 패권(覇權)이 계속될 것인가 하는 문제로 학자들 간의 의견이 분분하다.

사실 미국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세계 사회에 유례없는 패권국가로 인정되어 왔으며, 그 누구도 미국의 패권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는 토설할 수 없었다고 본다.

그러나 9 .11 테러 사건을 계기로 정보와 안보에 구멍이 뚫렸고, 월남전과 걸프전 등에서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는 국제적 여론이 수면 위에오르고, 금융 위기에 발을 구르는 미국의 현실을 보고 패권의 지속 여부의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전망들이 거론되기 시작하고 있다.

금년 9월, 중국의 한 언론에서는 미국 패권의 몰락 가능성을 예측하는 세계 시각을 다룬 적이 있었다.

그 내용은 미국의 한 통계청 관료의 말이,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불황에서 탈피하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며, 경제성장은 둔화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서방 언론에서는 러시아가 그루지야를 침공한 것은 미국이 국제 정치의 지도력을 상실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독일의 드벨트 지는 미국은 늙기도 전에 병약해진 환자로 비유하였고, 모스크바 대학의 카와레프 교수는 2차 세계대전 이래 구축된 미국의 패권 지위가 60년 만에 이완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하는 등, 세계 각처에서 미국의 패권지위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리고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에서는 근대 이후 세계적 권력 이동을 3단계로 분류하면서 15세기에 서구의 부상단계, 19세에 미국의 부상단계, 21세기에 미국을 제외한 열강의 부상단계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들은 외형상의 몰락을 의미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는 미국 주도의 새로운 패권구도양상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긍정하는 학자들도 많다는 것이다.

미래학의 연구대가인 사무엘 헐링턴 교수는 미국은 누구인가라는 저서에서 향후 미국이 나가야할 세 가지 길을 국가주의, 제국주의, 범세계주의로 제시하고, 범세계주의의 길에서는 미국이 다민족, 다인종, 다문화 사회가 되고, 미국인들의 활동은 주정부나 연방정부가 아니라, 국제적 관련기관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뿐만 아니라, 제3의 국제 정치적 세력과 연합하여 지구 제국이란 미국이 새롭게 등장하게 되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사실 어찌 보면 미국은 패권의 몰락을 순수하게 감수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하나 하버드 대학에 있는 조셉 라이 교수의 이야기를 눈여겨보면, 그는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이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국의 패권이 쇠퇴해진 느낌을 갖는다면 제3의 국제 정치 세력과의 연합이 예측된다는 전제 하에, 미국의 패권구도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토록 미국의 세계 패권이 사라지느냐, 존속하느냐 하는 각 설은 양자 모두가 이론적인 설득은 충분하지만, 미합중국의 저력은 곤경에 처할 때마다 뉴프런티어나 뉴딜정책으로 극복의 길을 해결했다고 볼 수 있다.

현실의 금융위기로 다소의 위축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국가들이 목소리를 키우려 하고, 좌파국들의 시비도 예상되지만, 미국 제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의 정치 역량에 따라 패권의 지속여부는 결정되리라 생각된다.

서길웅 <서강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