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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색 겉옷 속에 신선이 마시는 달콤한 액채가 들어있다 하여 ‘금의옥액( 金衣玉液)’ 이라 불린 감. 우는 아이의 울음도 멈추게 하는 곶감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즐기는 겨울철 전통간식이었다. 감은 중국·한국이 원산지인 동북아시아 특유의 과일이다.

재배 역사도 깊어 중국에서는 이미 기원전부터 재배해 왔다고 한다.

우리나라 감 재배 역사는 고려 명종 때 (1138년)고욤(감과 비슷한데 열매가 작다)에 대한 기록이 가장 오래된 것이나 감 재배는 고려 때 이미 시작 된 것으로 추측된다.

감은 옛적부터 칠덕(七德)이 있는 나무라 예찬했다. ‘수명이 길고, 녹음이 짙고, 새가 집을 짓지 않으며, 벌레가 꼬이지 않고, 단풍이 아름다우며, 열매가 좋고, 낙엽이 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감나무는 성스러운 열매가 달리는 나무라하여 신성시했다.

100년된 감나무에는 1천개의 감이 연다 하여 감나무 고목은 자손의 번창과 아들 낳길 비는 기도목으로서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 오뉴월 부녀자들이 감꽃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면 아들을 낳는다는 주술적인 민속과, 감나무 꼭대기의 감은 까마귀의 몫으로 남겨두는 아름다운 민속은 군자지국(君子之國)의 인심이었다.

감은 위궤양이나 순환기계 환자, 고혈압인 사람에게 좋은 식품이며, 지혈작용도 널리 알려져 있다.

반면 임산부가 감을 먹는 것은 금했다. 감의 떫은맛은 타닌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수렴작용으로 설사를 멎게해 준다.

그러므로 변비가 있는 사람은 감을 먹지 말아야 한다.

감은 많이 먹으면 몸이 냉해진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감의 타닌은 철분과 잘 결합하여 빈혈을 일으키기 쉬우니 빈혈이거나 저혈압인 사람에게는 좋지않다. 그러나 곶감은 그럴 염려가 없고 체력을 보강하는 효과도 더 커진다.

곶감에는 비타민A가 많고 비타민 C는 사과보다 6배나 더 많다.

곶감은 신경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술독도 풀고 술독에 의해 위장에 탈이 생겨 토하거나 설사를 할 때도 좋다.

알코올의 산화분해를 도와주는 영양소인 당분인 과당, 비타민 C와 콜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홍시를 먹으면 술이 잘 깬다는 말이 그래서 생긴 것이다.

술을 마신 후 ‘욱, 욱’ 메스거워 토할 것 같은 경우에는 위가 굉장히 냉했던 사람들이 찬술을 마시면서 횡경막 경련을 일으킨 것.

이때는 술독을 푸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복부를 따뜻하게 하면서 횡경막경련을 내려주어야 하는데 곶감이 상당히 효과적이다.

감꼭지나 곶감꼭지는 시체(枾帶)라하여 달여서 마시면 딸꾹질을 멎게 하는데 특효라고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자반생선의 짠맛을 뺄 때 마른 감잎을 함께 물에 담구면 짠맛이 잘 빠지는데 옛 어머니들의 살림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감은 민속식으로도 발전하여 홍시로 죽을 쑤어 꿀을 타먹는 홍시죽과 곶감으로 만든 수정과, 쌀가루와 함께 죽을 쑨 곶감죽이 있다.

감설기떡은 맛이 어찌나 좋은지 차마 삼키기 아깝다하여 석탄병(惜呑餠)이라 하였다.

곶감 속에 호두를 넣어 말은 곶감호두말이는 최고의 술안주이자 영양간식이었다.

이밖에도 곶감을 꿀에 재었다가 밤을 소로 양념하여 반듯하게 만들어 잣가루를 뿌린 건시단자도 있다.

감(곶감)의 단맛은 설탕이 없던 옛 시절에는 매우 요긴한 감미료로 쓰였고 특히 감의 분은 귀히 여겼다.

궁궐에 바치는 진상품으로 곶감의 하얀 가루(白枾)를 모아 감미료로 썼다는 기록과 제상에도 빠지지 않는 재물로 소중한 과일로 인식되었다.

곶감을 술에 담근 시침(枾浸)은 목의 갈증을 멎게하는 효능이 있다.

김정숙 (논설위원.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