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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한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되고 정부가 본격적인 4대강 정비사업계획을 발표하자 이것이 4대강 정비사업으로 포장된 대운하 사업이 아닌가에 대하여 의론이 분분하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공약이므로 그가 이를 시행하려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대운하는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경제적 효과가 거의 없고 무엇보다도 자연환경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요소들이 부각되고 이를 반대하는 국민여론이 비등하자 대통령은 지난 6월 국민이 원하지 않는 대운하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여 이는 없었던 것처럼 되었었다.

그런데 국토해양부가 내년도 예산 1조 7천억원으로 4대강 유역의 충주(한강), 대구·부산·안동(낙동강), 연기(금강), 나주·함평(영산강)등 7개 지방도시 선도사업지구사업을 연내에 착공하는 것을 포함하여 2012년까지 총 14조원을 들여 4대강을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청와대 관계자도 4대강 정비사업은 홍수를 예방하고 수질을 개선할 뿐 아니라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등 다목적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한국판 뉴딜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는 등의 일련의 움직임이 있자 대운하 반대론자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정비사업 중 물길(河道)정비사업은 운하건설의 기초작업인 물길과 제방보강을 통해 운하의 수로를 만들 수 있고, 농업용 저수지와 댐 건설은 운하용수확보로 연결될 수 있으며, 배수갑문의 증설과 자연형 보(洑)를 통해 운하에 필요한 갑문설치가 가능하므로 이들을 종합해 보면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정비사업은 사실상 대운하 사업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관계자들은 대운하와 강의 정비는 애초부터 접근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인데, 만일 대운하 사업이라면 배가 다니는 길을 확보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강과 강을 연결해주는 터널을 뚫어야하지만 4대강 정비사업에 그런 내용이 없을 뿐더러 배가 지나다니려면 수위조절을 위해 강 일정구간마다 일정규모의 갑문이 설치되어야 하고, 물건이나 사람을 싣고 내리기 위한 터미널, 컨테이너 관련시설도 필요한 것인데, 이러한 사업을 수반하지 않으므로 단순히 강을 정비한다고 하여 운하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하여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을 액면 그대로 믿어달라고 한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물 부족국가가 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어서 안정적인 수자원확보와 홍수예방을 포함한 치수사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4대강 정비사업은 정부의 발표대로 대운하 사업과는 무관하게 4대강의 수질개선과 홍수예방을 포함한 장기적인 수자원의 확보와 친환경·친인문적 치수사업으로 받아들여 더 이상 정쟁의 대상으로 삼거나 사업추진에 발목을 잡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고사(古史)에 의하면 중국 최초의 왕조인 하(夏)나라의 시조 우(禹)임금은 아버지 곤(鯤)이 홍수를 막으려다 실패한 황하(黃河)의 치수사업에 헌신한 공으로 순(舜)임금이 죽은 뒤 제후들의 추대를 받아 천자가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치수사업은 동서고금을 통해 국가경영의 근본사업의 하나다. 그 동안 정부는 한강 정비사업을 포함하여 꾸준히 치수사업을 전개하여 왔지만 아직도 미비한 부분이 많아 지방자치단체들은 홍수의 예방 등을 위한 정부의 하천사업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따라서 수질개선과 홍수예방 및 가뭄대비 등을 위해 크고 작은 물길에 대한 치수사업은 지속적이고 확고하게 전개되어야 한다. 특히 수질개선이나 홍수예방을 위해서는 강 본류의 정비도 중요하지만 강 상류의 소하천과 지류천의 정비 및 오염원의 제거도 중요하므로 이러한 부분을 포함하여 정부의 이번 4대강 종합정비계획이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치수사업이 되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국민적 지혜와 국가적 역량을 모아 백년대계의 친환경적 4대강 종합정비계획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하승완 <조선대 법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