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어느 특정 인물에 대한 평가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그가 생존 인물인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유태명 동구청장에 대한 평가의 글을 쓰기로 한 것은 필자가 동구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섬세하면서도 철저한‘원칙주의 목빈관’ 유태명 동구청장에게서 적지 않는 감동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관치행정이 종식되고 지방지차가 부활된 이후 전국의 모든 기초자치단체들이 주민을 만족시키기 위해 경쟁적으로 감동 행정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이른바 앉아서 기다리는 권위주의적 탁상 행정이 아닌 ‘발로 찾아가는 서비스 행정’이야 말로 우리 국민들이 그토록 고대하던 모습일 것이다.

유태명 청장은 바로 우리들이 고대하던 서비스행정의 실천자라 할 수 있다. 도청 이전 이후 심화된 도심 경제의 쇠퇴를 막아보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충장로축제’를 기획하였고 이를 전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길거리 축제로 발전시키는 과정에 그가 쏟아 부은 열정은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이면 누구나 감동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축제 현장에 상황실을 설치하여 청장실을 아예 그곳으로 옮겨 진두 지휘하는 모습에서는 마치 전쟁을 지휘하는 야전 사령관의 모습을 느끼게 까지 한다.

뿐만 아니라 극심한 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 동구에 인구를 유입시키기 위하여는 사람이 살기 좋은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동적골 산책로’를 조성하는 등 주민이 바라는 바를 거의 100% 실행하는 섬세한 행정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주민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이처럼 주민을 감동시키는 원천은 유청장의 부지런함과 발로 뛰는 현장 확인 습관에 있는 것 같다. 동적골 산책로를 자주 이용하는 주민들은 때때로 석양녘 한 손에 핸드폰을 들고 동적골을 산보하는 유청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그의 산보는 그냥 산보가 아니라 행정을 수행하는 업무의 연장이다. 그는 파손된 시설과 켜지지 않는 가로등의 복구를 현장에서 핸드폰으로 지시한다.

이처럼 섬세한가 하면 불도저식 추진력을 지닌 유태명 동구청장의 또 다른 면모는 불가능한 약속은 아예 하지 않으며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적 이익과 야망을 위해서는 ‘있지도 않는 강(江)에 다리를 놓아 주겠다’는 약속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한국적 정치 현실에서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유청장의 이러한 성격은 민선 4기 출범이후, 선거과정에서의 공약(公約)사항 이행을 주민 앞에 공개하고 점검하기 위해 관내 각계 대표들로 ‘공약이행평가위원회’를 구성하였고 매년 분기별 회의를 개최하고 있는 데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특이사항이 없는 경우 어지간하면 한번 쯤 회의를 건너 뛰어도 될법하고 실제 실무진에서도 그러한 건의를 한다는데도 우직한 면이 있는 유청장은 단 1회의 회의도 빼먹지 않고 있다.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이와 같은 유청장의 성실함은 동구로 하여금 전국 메니페스토 경진대회에서 항상 대상을 독차지하게 만들고 있다. 적어도 메니페스토 실천에 있어서 만큼은 동구가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자치단체라는 사실은 동구의 수상 실적에서 뿐만 아니라 필자와 친분이 있는 그 분야 전문가의 찬사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유태명 청장의 인간적 면모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필자가 알기로 유청장은 술을 거의 하지 않으며, 담배 또한 즐겨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청장에 취임한 후 민원인의 억지 성화를 참아내느라 담배는 끊지 못하고 있다는 고백(?)아닌 고백을 들은 바 있다.

지금 시대에 민원인에게 당한 화풀이를 부하 직원에게 할 수도 없고, 그 분위기를 가정으로 가져가면 부부간 불화만 생길 것이니 담배로 혼자 화를 삭이는 셈이다. 필자는 아예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상당히 다혈질적인 유청장의 이러한 흡연은 ‘공공(公共)의 이익을 위한 개인 희생적 흡연’일 것이니 눈감아 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유태명 청장은 담백한 사람이다. 그에게는 되는 것은 되고, 안되는 것은 안되는 분명함이 있다. 되는 것은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현장에서 그 실행을 지시하지만 안되는 것은 분명하게 거절하는 것을 몇 차례 지켜보았다. 이 또한 모든 민원에 대해 무조건 “검토해 보겠습니다.”가 습성화된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른 모습임이 분명하다.

또 하나 유태명 청장은 학구적인 사람이다. 그는 적지 않는 나이에 대학원에 입학하여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그의 지적(知的) 탐구열은 부하 직원들을 끊임없이 공부하도록 독려하고 여건을 조성해 주기 위해 노력하는가 하면 동구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 받는 밑거름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동구가 1차 평생학습도시 지정심사에서 탈락한 뒤 “광주의 교육 중심지가 동구인데 탈락 한것이 말이 되는냐”며 관계자를 질책한 후 다음에는 반드시 지정받도록 노력하라고 독려하는 것을 보았다. 물론 동구는 그 다음에 지정심사를 통과하여 지금 관련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작은 도서관」건립 등을 통하여 교육특구로의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 유청장의 뚝심행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떻든 지방자치시대에 ‘지역경쟁력은 곧 단체장의 능력에서 나온다’는 말이 실감날만큼 단체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때, 유태명 청장과 같이 부지런하고 섬세한 구청장이 마음껏 그 포부를 폄으로써 낙후된 동구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면 한다.

오수열 교수<조선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