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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 지사인 이시하라 신따로가 지난달 13일에 외신기자클럽과의 회견에서 상식 이하의 소리를 했다는 보도를 들었다.

그는 회견에서 미국 주도의 6자 회담이 북핵 해결이나 북한의 개방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차라리 중국이 북한을 통합하는 것이 미국으로서도 가장 쉬운 해결책이며, 중국도 이러한 의견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북한과의 통일을 원하는 한국에서는 아마도 반대에 부딪칠 수 있을 것이지만, 한국도 북한이 중국의 일부로 통합되면 득을 보게 될 것이고, 한국이 이런 의견에 동의한다면, 북한은 자연스럽게 붕괴되어 문명사회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가 막힌 망언이 아닐 수 없다. 어찌 보면, 국제사회의 상식이 전무한 사람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사람의 속내가 무엇인지는 알아볼 필요는 있다. 먼저 대한민국의 영토와 주권을 정면으로 침해한 발언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헌법(憲法) 3조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시하라의 말대로 라면, 우리의 영토를 떼어서 중국에 넘겨 주어라는 말이나 다름이 없다. 만일 그와 맥을 같이하여, 현재 일본과 러시아 간에 영유권 분쟁지역인 쿠릴 열도와 주변 4개 섬을 러시아에 넘겨주는 것이 옳다는 말을 우리가 주장했다면, 그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참으로 국제적 예의도 없고, 무식한 소치를 드러낸 사람인 것이다.

두 번째는 중국에 대한 아부 근성을 표출함으로, 중국의 사대주의 신봉자와 같은 생각이 든다. 사실 이시하라의 발언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말이다. 작은 나라는 큰 나라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제국주의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고,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하게 처신하는 신사 답지 못한 비열한 행동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세 번째는 미국을 간접적으로 비양되는 행동이라고 분석된다. 6자 회담의 주도국인 미국이 핵문제의 타결이나, 북한 개방문제의 진전이 어설프게 진행된데 대한 비양되는 소리가 분명하다. 다시 말해 미국이 해결하지 못할 바에는 중국의 통합으로 해결을 하라는 우회적인 뜻이 담겨져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즉 중국을 앞세워 미국을 우롱하는 3단 논리를 구사한 비겁한 발언인 것이다.

네 번째로 북한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북한을 얼마나 얕잡아 보는 행동인가! 영토, 주권, 국민의 3요소가 갖추어져 있으면, 국제법상 하나의 국가로 인정한다. 버젓이 6자 회담국에서 일본과 동등한 자리를 자지하고 있는 국가를 중국과 통합하는 것이 최선이란 말은 북한의 자존심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건방진 소리인 것이다. 아마도 북한 정치 세력들이 조용히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남한의 입장에서 본다면, 통일을 갈망하는 우리에게 비수를 겨냥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남북 분담을 고착화 시켜 일본의 안전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우리 민족을 자극시켜 심리적 혼란을 야기시키려는 술책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따라서 무지하고 잠꼬대가 심한 이시하라의 버릇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일본도 딱하기 그지 않는 국가인 것 같다. 얼마나 인재가 없으면 그런 무식한 사람이 도쿄도의 지사 자리에 있겠는가!

서길웅 <서강 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