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한국인의 지성은 다 어디로 갔는가! 요즘 우리 사회의 움직임이 막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야 세력들이 반대의 개념을 넘어 사사건건 격돌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상호간에 적을 보고 겨누는 총성 없는 방아쇠를 당기고 있는 모습이다.

시간이 허락되어 시사토론의 장면을 본적이 있다. 지성을 갖춘 사람들이 자기 주장에는 한 치의 양보도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볼 때, 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토론의 논쟁은 분명 자연과학 쪽이 아니고, 사회과학 쪽이다. 그렇다면 결론을 100% 긍정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어쩌면 그렇게도 자기주장에 대한 고집이 드세기만 할까! 근대사의 교과서 논쟁문제도 그렇고, 방송법 논쟁에서도 미디어 사업의 육성과 언론 장악이라는 엇갈린 개념으로 대립하고 있는 모습에서도 지성의 포용보다는 아집적인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또한 일반적으로 정점이 명백해 보이는 문제 일지라도 찬반의 입장이 갈라져 있는 것이 현실의 상태이다. 어떤 사안이 있었을 때, 옳고 그름을 떠나 생각이 전혀 다르거나 아예 편이 갈려 있는 사람들이 과연 올바른 정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이토록 고학력과 지성을 지닌 사람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라든가,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리더의 생각에 손을드는 행동은 결코 지성을 가진 사람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물론 당론이라는 궁색한 변명이 답이 될지는 모르지만, 건전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건전한 판단에 어긋날 경우 그것은 훌륭한 지성을 잠식해 버리는 꼴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지성의 계층은 외형적으로 꾀 넓게 확대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이 지성의 위기를 걱정하게 만드는경우가 많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교육입국의 입장에서 대학을 나오고 석사과정을 마친 사람들이 OECD 국가 중 상위 수준에 있는 나라이다.

그러나 내면의 지성의 스타일이 많이 구겨져 있는 것 같다.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자. 전국 학력평가를 거부하여 해임조치가 된 어느 교사가 해임을 항의하는 시위 장소에 어린 제자들을 데리고 나왔다고 한다. 혹시 아이들이 시위장에 오겠다고 해도, 너희가 가야할 곳이 아니라고 말려야 하지 않겠는가! 지식은 있을지 모르지만 지성이 메마른 사람이 아닌가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지식이 있다 하여 거만하거나, 재물이 있다하여 의시되거나, 권력이 있다 하여 자중하지 못한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지성이 고갈된 사람으로 봐야 할것이다. 스티브 풀러 교수는 자신이 쓴 지식인이란 저서에서 지식인이란, 능력과 다양한 관점을 지녀야 하며, 만일 자신의 주장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 된다면 정중하게 인정해야 하며, 그렇게 될 때만이 지성적 인품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지식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목적이나 이념에 눈이 어두어 판단력과 수치심은 생각지 않고 남에게 독설을 퍼부어야 직성이 풀리고 쾌감을 느끼는 버릇이 있다. 그러기에 그들은 민주주의의 장래를 어둡게 하고, 국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공공의 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거만하지 않고, 의시됨 없고, 자중하는 사람이라면, 지식이 없어도, 재물이 빈약해도, 권력이 없다 해도 진정으로 아름다운 지성을 갖춘 사람이 아닌가 생각된다.

서길웅 <서강 전문학교 학장>